김정우-이천수 '룸메이트 골' 합작

"목표는 오로지 우승입니다."

90분의 힘겨운 사투 끝에 인도네시아를 잡고 2007 아시안컵축구 조별리그 탈락의 위기에서 '기사회생'한 태극전사들이 47년 만의 우승 꿈을 향해 강렬한 의지를 드러냈다.

김정우(나고야)의 빛나는 결승골에 도움을 준 이천수(울산)는 18일(한국시간) 오후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글로라 붕카르노 경기장에서 인도네시아와 조별리그 최종전을 마친 뒤 "김정우의 A매치 데뷔골을 돕게 돼 기쁘다. 몸이 좋아지고 있는 만큼 반드시 우승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천수는 "바레인전에서 김정우의 백패스 실수가 실점으로 이어져 그동안 힘들어하는 모습을 봤다"며 "룸메이트인 김정우가 이제 한시름 놓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사우디아라비아전에서 한방을 쓰고 있는 염기훈(전북)과 최성국(성남)이 골을 합작해서 오늘은 우리 방에서 골을 넣자고 다짐했다"며 "그게 정말로 현실이 됐다"고 기뻐했다.

주장 이운재(수원)는 "주장이자 맏형으로서 그동안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고 있었지만 오늘 승리로 어느 정도 해소됐다"며 "상황을 보고 먼저 뛴다는 생각으로 경기하자고 후배들과 다짐했다. 후배들과 좋은 경기를 펼쳐 반드시 우승까지 가겠다"고 강조했다.

후반 초반 발목 부상으로 교체된 최성국(울산)은 "어렵게 8강에 오른 만큼 더욱좋은 모습을 보여주겠다"며 "부담이 컸지만 좋은 성과를 얻었다. 조재진(시미즈), 이천수, 김정우와는 오랫동안 호흡을 맞춰 경기에 나서면 편하다"고 말했다.

사우디전에서 페널티킥을 내주며 마음 고생을 했던 오범석(포항)은 "사우디전 기억 때문에 부담이 있었다. 꼭 이겨야 한다는 생각 뿐이었다"며 "사우디-바레인전 결과를 경기 도중 벤치에서 들었다. 사우디가 이긴다는 얘기를 듣고 공격 가담을 자제하고 수비에 집중했다"고 설명했다.

왼쪽 윙백으로 나선 김치우(전남)도 "8강에 오른 만큼 원래 목표였던 우승에 기여하고 싶다"며 "상대 공격수들이 빠르다는 얘기를 듣고 대비한 게 도움이 됐다. 체력 만큼은 자신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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