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득점 찬스 많이 만들어 걱정 안해"… 한숨 돌린 표정 역력, 말도 아껴

인도네시아전에서 진땀승을 거둔 후 기자회견장에 들어서는 핌 베어벡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의 얼굴에는 ‘한숨 돌렸다’는 표정이 역력했다. 경기 전 “인도네시아전을 시작으로 전승으로 우승하겠다”고 기염을 토했던 것과는 달리 승리 후에는 “앞으로 어떤 팀을 만나던 최선을 다하겠다”며 말을 아꼈다.

베어벡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19일 오후 8시 15분(한국시간) 8강전이 열리는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로 이동한다. 다음은 베어벡 감독의 일문일답.

▲경기 소감은=경기에 나서기 전 선수들에게 ‘오늘부터 모든 경기를 결승전처럼 치러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난 경기에서 선제골을 넣고도 실수하며 이기지 못했는데 오늘은 좋은 득점 찬스를 많이 만들었고 좋은 골을 넣어 승리할 수 있었다.

▲강적 이란과 8강에서 만나게 될 수도 있는데=이란과 중국의 경기를 지켜봤는데 역시 전통적인 강팀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8강 상대가 이란이 될지 중국이 될지는 잠시 후 C조 경기가 끝나봐야 알겠지만 누가 올라오더라도 흥미로운 경기가 될 것이다.

▲선발 라인업에 큰 변화를 줬는데=사우디아라비아전과 비교한다면 큰 변화가 없었다. 염기훈(전북)은 2경기 연속 풀타임을 소화해서 선발에서 제외했고 최성국은 바레인전을 쉬었기 때문에 선발로 투입했다.

▲부진으로 한국에서 비난 여론이 드센 걸 알고 있나=한국의 모든 여론을 다 알 수는 없지만 결과가 좋지 않기 때문에 비판이 있다는 것은 알고 있다. 경기 결과가 좋지 않기 때문에 당연한 현상이고 감수해야 할 부분이라고 여기고 있다.

▲포백의 좌우 측면에 송종국-김동진 대신 김치우-오범석을 내세운 이유는=송종국과 김동진도 바레인전에서 잘해줬다. 그렇지만 인도네시아의 공격수들을 막기 위한 일대일 방어 능력이 김치우와 오범석이 더욱 뛰어나다고 생각했다. 앞으로도 상대에 따라 이들 조합을 골고루 기용할 것이다 .

▲아시안컵에서 가장 인상적인 팀은=많은 경기를 보지는 못했지만 일본이 경기를 쉽게 풀어가는 것 같다.

▲이동국이 또 후반 막판 교체 출전하는데 그쳤다. 자극의 의미인가=이동국에게 자극을 줄 필요는 전혀 없다. 이동국과 최근에 충분한 대화를 나눴고 우승을 위해 그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출전 시간은 중요하지 않다. 상황에 따라 최선의 선택을 하겠다고 그에게 얘기했고 동의를 얻었다.

▲빈곤한 골 결정력 해소책은=어려운 질문이다. 찬스를 많이 놓쳤는데 득점력이 떨어지는 선수에게 기회가 가기도 했고 득점력이 좋은 선수가 기회를 날려버리기도 했다. 한국 축구의 오래된 고민중 하나다. 그러나 득점 찬스를 많이 만들고 있다는 점에서 큰 걱정은 하지 않는다.

▲전술이 단조롭다는 지적이 있다=동의한다. 그러나 남의 평가에 신경을 쓰는 것보다 스스로를 돌아보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 어린 선수들을 계속 기용해 똑 같은 전술로 꾸준히 잘할 수 있다면 좋은 현상이 아니겠나.

저작권자 © 스포츠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