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시아로 이동 22일 8강전 대비… 베어벡 "상승세 몰아 47년만의 정상 탈환"

‘베어벡호’가 벼랑 끝에서 기적적으로 살아났다.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은 18일 겔로라붕카르노경기장에서 열린 2007아시안컵 본선 D조 리그 최종전에서 인도네시아를 꺾고 1승1무1패를 기록, 조 최하위에서 2위로 솟아오르며 말레이시아에서 열리는 8강전 진출 티켓을 거머쥐었다.

‘베어벡호’는 19일 쿠알라룸푸르로 이동, 22일 오후 8시20분(이하 한국시간) 부킷 잘릴경기장에서 열리는 8강전을 준비한다. ‘베어벡호’는 조별리그 첫 경기와 두번째 경기에서 기대 이하의 경기력을 보였지만 인도네시아와의 최종전에서는 공수에 걸쳐 훨씬 나아진 조직력을 선보여 새로운 희망을 부풀렸다.

말레이시아에서 조별리그를 치른 팀과 맞붙는 불리함이 있지만 한국선수들이 인도네시아의 열악한 그라운드를 부담스러워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말레이시아 원정이 크게 불리하다고 볼 수 만은 없다. 또 8강전에서 승리할 경우 쿠알라룸푸르에 머무르며 준결승을 준비할 수 있는 유리함도 있다. 젊은 선수들이 극적으로 위기를 탈출하며 자신감과 경험을 쌓았다는 점도 고무적이다. 9만명의 인도네시아팬들이 광적인 응원을 펼치는 가운데 천금 같은 승리를 거머쥐며 사지에서 탈출한 경험은 매 경기 벼랑 끝 승부를 펼쳐야 하는 토너먼트전을 치르는데 소중한 재산이 될 전망이다.

‘비 온 뒤 땅이 굳어진다’는 말이 있듯이 역대 국제 대회에서 힘겹게 조별리그를 통과한 후 토너먼트에서 180도 달라진 면모를 보인 팀이 많다는 점도 베어벡호의 ‘대역전극’을 기대하게 하는 이유 중 하나다.

최근에 끝난 코파아메리카에서 브라질은 첫 경기에서 멕시코에 0-2로 완패하는 등 조별리그에서의 졸전으로 자국 언론의 뭇매를 맞았지만 8강 토너먼트에서 심기일전, 결승에서 아르헨티나를 3-0으로 완파하고 정상에 올랐다. 또 프랑스도 지난해 독일 월드컵에서 조별리그를 간신히 통과했지만 브라질과 포르투갈 등 우승후보를 연파하고 결승까지 진출했다.

베어벡 감독은 17일 기자회견에서 “앞으로 전승으로 우승을 차지할 것이고 그 시작은 18이 오후가 될 것”이라고 호언장담했는데 일단 시작은 맞아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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