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정된 수비 빠른 공격 인도네시아·베트남 성장 돋보여

아시안컵을 통해 동남아시아 축구가 새롭게 조명 받고 있다.

4개 공동 개최국중 말레이시아를 제외한 인도네시아, 태국, 베트남은 일취월장한 기량으로 아시아 축구의 전통 강호와 대등한 승부를 펼쳐 더 이상 ‘아시아 축구 변방’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줬다.

홈구장 이점을 무시할 수는 없지만 공수 조직력이 과거에 비해 몰라보게 좋아졌다는 것이 ‘동남아 돌풍’의 가장 큰 힘. 이영무 대한축구협회 기술위원장은 “공동 개최국의 경기 수준이 매우 높아졌다. 안정된 수비를 바탕으로 빠른 공격을 구사하는 것이 인상적”이라며 동남아시아 축구의 급성장을 인정했고 홍명보 축구 국가대표팀 코치도 “아시아 축구가 전반적으로 평준화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동남아시아 축구는 아시아 축구의 양대세력인 중동세와 극동세의 틈바구니에서 고전을 면치 못했다. 2006독일 월드컵 아시아 지역 최종 예선에 단 한 나라도 진출하지 못했고 2004년 아시안컵에서도 조별리그에서 모두 고배를 마셨다.

그러나 2007 아시안컵에서는 수 차례 ‘반란’을 일으키며 돌풍을 예고하고 있다.

B조의 베트남은 1승1무1패로 사상 첫 8강 진출의 기쁨을 누렸다. 탈락이 확정된 아랍에미리트연합(UAEㆍ1승2패)이 카타르(2무 1패)를 2-1로 꺾어줘 ‘어부지리’로 8강 진출권을 따냈지만 1차전에서 카타르를 2-0으로 완파하는 파란을 일으켰다. A조의 태국(1승1무1패)은 최종전에서 호주(1승 1무 1패)에 0-4로 크게 져 8강 진출이 좌절됐지만 0-1로 뒤진 후반 35분 마크 비두카에게 두번째 골을 내준 후 무너지기 전까지 투지 넘치는 경기로 유럽 빅리거가 즐비한 호화군단 호주를 강하게 압박했다.

인도네시아는 가장 눈에 띄는 성장세를 보였다. 첫 판에서 바레인을 2-1로 꺾었고 중동 축구의 맹주 사우디아라비아(이하 사우디)와 접전 끝에 1-2로 분패했다.

괄목할 성장을 보인 동남아 국가들은 멀지 않은 장래에 한국 축구를 위협할 수도 있다. ‘망신’ 당하지 않으려면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다. 2010 남아공 월드컵 아시아 지역 예선에서 한국이 이들을 상대로 진땀 승부를 펼치지 말라는 보장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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