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막전 선발출전 가능성 언급… "훈련태도·몸놀림 기대이상" 대만족

3월3일 시작될 2007 프로축구 K-리그 개막전부터 '반지의 제왕' 안정환(31.수원)의 멋진 골 장면을 기대할 수 있을 것 같다.

경남 남해군 '남해스포츠파크'에서 전지훈련 중인 차범근 수원 삼성 감독은 19일 "생각했던 것보다 안정환의 몸 상태가 빨리 회복되고 있다"며 "그동안 쉬면서 개인훈련을 아주 잘했던 것 같다"고 만족감을 표시했다. 이어 "본인의 노력에 따라 다르겠지만 올 시즌 개막전에 조커가 아닌 선발로 출전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난 10일 안정환을 '깜짝' 영입한 뒤 "개막전 조커로 내보낼 수 있을 지 타진해 보겠다"고 말했던 차 감독이 전지훈련 닷새 만에 그의 역할을 선발로 상향조정한 것.

특히 안정환은 이번 전훈에서 대학팀과 치른 두 차례 연습경기에 모두 출전, 45분씩 소화하면서 기대 이상의 몸놀림을 보여줘 감독의 기대에 부응했다.

차 감독은 "팀내 고참급 안정환이 정말 열심히 훈련해 후배들에게 충분한 자극제가 되고 있다"며 "지난 1997년 대표팀에 처음 뽑았을 땐 길들지 않은 '야생마' 같아서 제대로 볼 기회가 없었는 데 그동안 들어온 것과 달리 차분하고 성숙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고 흡족해했다. 이에 따라 차 감독은 곧 팀에 합류할 브라질 용병 스트라이커 에두와 복귀를 앞둔 나드손을 투톱으로 세운 뒤 그 밑에 안정환을 섀도 스트라이커로 세우는 공격진용을 개막전부터 써보겠다는 계산이다.

특히 '에두-나드손-안정환' 조합의 뒤에는 박성배, 서동현, 신영록 등 '특급 조커'들도 버티고 있어 지난 시즌 차 감독의 애를 태우게 했던 '골 가뭄'에 단비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차 감독은 안정환의 장점에 대해 "경기의 흐름을 잘 읽고 무리없는 경기를 하는 선수"라고 추켜 세웠다.

그는 이어 "안정환을 보고 있으면 지난 1986년 멕시코 월드컵에 참가했던 때가 생각난다. 당시 독일에 진출하면서 국내 선수들과 6년여 공백이 있었는 데 경기중 내 뜻대로 볼이 투입되지 않아 아쉬웠다"며 "안정환 역시 이번 연습경기에서 똑같은 어려움을 겪는 것을 봤다. 앞으로 호흡만 제대로 맞추면 뛰어난 골 결정력을 발휘할 선수"라고 강조했다.

특히 "순간적인 움직임과 공간을 만들어 찾아 들어가는 능력이 뛰어나다. 볼을 안전하게 관리하고 위기 때 매듭을 풀어줄 수 있다"며 "평소 볼을 끈다는 지적이 있지만 단점보다 장점이 많은 선수"라고 칭찬했다.

이에 대해 안정환은 "개막전까지 몸을 끌어 올리는 게 숙제"라며 "다시 좋은 모습을 K-리그 팬들에게 보여주고 싶고 팀에 보탬이 되는 선수가 되겠다. 가장 중요한 것은 개인적인 성과보다 팀의 우승"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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