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제물로 재도약 꿈꾼다

덴마크의 벽에 막혀 주춤한 아드보카트호가 독일월드컵 본선 진출국 미국을 제물로 다시 상승세 전환을 노린다.

딕 아드보카트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5일 오전 4시(이하 한국시간) 캘리포니아주 카슨 홈디포센터에서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7위 미국과 비공개 평가전을 갖는다.

미국축구연맹(USSF)이 주관하는 이 경기는 철저한 비공개 원칙에 따라 국내에 중계되지 않고 관중과 취재진의 관람도 허용되지 않는다.

그러나 모든 경기가 독일월드컵으로 가는 과정 중의 하나인 아드보카트호로서는 여느 경기 못지 않게 중요한 일전이다.

아드보카트 감독은 "미국전은 훈련 과정의 하나로 봐달라"고 당부했지만 승부에 대한 집착까지 버리지는 않았다. 특히 태극전사들에게 "고개를 들고 다니라"며 최대한 빨리 덴마크전 패배의 기억에서 벗어날 것을 주문했다.

미국전 선발 라인업은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대표팀이 2일 오전 홍콩에서 회복훈련을 한 뒤 12시간이 넘는 장시간 비행 끝에 로스앤젤레스에 도착한 직후라 아직 손발을 맞춰볼 시간이 없었다.

그동안 5차례 평가전의 진용을 감안할 때 포백(4-back) 수비라인과 역(逆) 트라이앵글 형태 미드필더진, 스리톱(3-top) 공격진은 그대로 가동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아드보카트 감독은 덴마크전 직후에도 "포메이션이 문제라고 보기는 힘들다"고 말해 기본 전략을 고수할 것임을 시사했다.

수비라인은 좌우 풀백 김동진(서울), 조원희(수원)가 나오고 중앙 수비조합은 최진철(전북)을 축으로 김상식, 김영철(이상 성남), 김진규(이와타) 중 파트너가 정해질 것으로 보인다.

지금까지 한 번도 선을 보이지 않은 최태욱(울산 입단 예정)을 오른쪽 윙백으로 가동하는 실험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드필드에는 두터운 신임을 받고 있는 백지훈(서울)이 5경기 연속 선발 출전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김두현(성남), 김정우(나고야)가 중원 파트너로, 이호(울산)가 수비형 미드필더로 뒤를 받친다.

스리톱은 중앙에 이동국(포항)의 차례가 왔고 박주영(서울), 이천수(울산)가 좌우 윙 포워드로 나설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 미국과 역대 전적에서 3승2무5패로 앞서 있지만 2001년 12월 서귀포에서 유상철의 골로 1-0 승리를 거둔 이후 두 차례 대결에서는 1무1패로 밀렸다. 2002년 1월 북중미 골드컵에서는 0-1로 졌고 2002 한일월드컵 본선에서는 1-1로 비겼다.

오래도록 지휘봉을 잡고 있는 브루스 어리나 감독이 이끄는 미국 대표팀은 지난달 31일 북유럽 노르웨이를 5-0으로 대파해 가공할 화력을 과시했다.

미국이 유럽팀을 상대로 5골 차 승리를 거둔 건 처음이다. 특히 해트트릭을 작성한 포워드 테일러 트웰먼(뉴잉글랜드 레볼루션)은 경계 대상이다.

이외에도 가나 출신의 16세 축구 신동 프레디 아두(DC 유나이티드)와 분데스리가에서 복귀한 도노번 랜던(LA 갤럭시)이 버티고 있다.

미국전은 공식 A매치 전적에 포함되지 않아 이 경기에서 이기더라도 LA 무승 징크스(13경기 8무5패)에서 탈출하는 건 아니다.

태극전사들은 그러나 LA에서 첫 판 승부가 코스타리카(12일 오전 8시), 멕시코(16일 낮 12시30분)전까지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각인하고 필승을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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