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백 전환땐 '바늘구멍'… 이운재·김영광 "거미손 나"

▲최진철(좌) 이운재(우)
수비수와 골키퍼는 ‘생존 경쟁의 무풍지대’로 불린다. 유럽파가 없는데다 경쟁률도 공격수와 미드필더보다 훨씬 낮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전지훈련 명단에 포함된 선수들은 모두 독일행 최종 엔트리에 포함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마음을 놓기에는 이르다. 월드컵 최종 엔트리 선정까지는 아직 4개월여의 시간이 남아있다.

▲수비수, 변수는 있다=전지훈련 명단에 포함된 수비수는 최진철(35ㆍ전북) 유경렬(28ㆍ울산) 김진규(21ㆍ주빌로 이와타) 김영철(30ㆍ성남 일화) 등 모두 4명. 지난 2002월드컵 당시에도 최종 엔트리에 포함된 수비수는 4명이었다. 일단 전지훈련 명단에 들었다는 것만으로 ‘생존 경쟁’의 8부 능선을 넘은 셈이다. 그러나 포지션 파괴와 포메이션 변화라는 변수가 남아있다.

아드보카트 감독은 이미 지난해 11월 2차례의 평가전에서 미드필더 김동진(24ㆍFC 서울)을 수비수로 기용하는 ‘포지션 파괴’를 단행했고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전지훈련 중에도 미드필드 라인의 선수들을 수비수로 내려 포지션 변화를 시험할 수 있다. 김동진 등 일부 미드필더의 최종 보직이 수비수로 결정된다면 최종 엔트리 경쟁률은 훌쩍 뛰어 오른다.

수비 시스템 전환 여부도 큰 변수로 작용하게 된다. 아드보카트 감독은 일찍이 “포백으로 전환할 경우 사실상 수비수는 중앙에 위치할 2명 뿐”이라고 말한 바 있다. 포백 시스템을 사용할 때 왼쪽 윙백은 이영표(29ㆍ토트넘 홋스퍼)가 확정적이고 오른쪽 윙백도 조원희(23) 송종국(27ㆍ이상 수원 삼성) 등 미드필더들의 기용이 유력하다. 이럴 경우 남는 2자리를 놓고 4~5명의 수비수가 치열한 주전 경쟁을 벌여야 한다.

아드보카트 감독은 평소 “공이 왔을 때 무조건 걷어내지 않고 공격 전환으로 연결시킬 줄 아는 수비수가 필요하다”고 역설한 바 있다. 아드보카트호의 수비수 자리다툼, 나아가 주전 경쟁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는 ‘공격적인 마인드’도 갖춰야 할 것으로 보인다.

▲골키퍼, 생존 경쟁보다는 주전 다툼=전지훈련 명단에 포함된 골키퍼는 3명. 월드컵 최종 엔트리에도 통상 골키퍼는 3명이 이름을 올린다. 포지션 파괴와 포메이션 변화 등의 영향조차 받지 않는 탓에 진정한 ‘생존 경쟁의 무풍 지대’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주전 경쟁은 어느 포지션 못지 않게 치열할 전망이다. ‘터줏대감 수문장’ 이운재(33ㆍ수원)의 경륜에 김영광(23ㆍ전남)이 패기를 앞세워 도전장을 내민다. 늦깎이로 태극 마크의 꿈을 이룬 조준호(33ㆍ부천)도 무시할 수 없다. 조준호는 지난해 K-리그 정규시즌에서 경기당 실점률이 이운재(1.35), 김영광(1.09) 보다 낮은 0.75를 기록할 정도로 좋은 경기력을 보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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