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일 서울시청에서 열린 ‘서울판 그린뉴딜’ 기자설명회 정책을 설명하는 박원순 시장. (사진=연합뉴스)
[스포츠한국 김동찬 기자] 박원순 서울시장이 10일 자정 무렵 서울 북악산 숙정문 인근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가족의 실종신고를 받고 7시간여 북악산 일대를 수색한 끝에 삼청각 숙정문 인근 산 속에서 박 시장이 사망한 채 발견됐다”고 경찰 관계자의 말을 전했다. 경찰은 오전 2시 서울 성북구 와룡공원 앞에서 서울경찰청 형사과장을 통해 박 시장의 사망 관련 내용을 공식 발표할 예정이다.

앞서 경찰은 9일 오후 5시 17분께 박 시장 딸이 “4∼5시간 전에 아버지가 유언 같은 말을 남기고 집을 나갔는데 전화기가 꺼져 있다”며 112에 신고했다고 밝혔다.

이후 경찰은 박 시장이 와룡공원 인근에 오전 10시 53분 도착한 사실을 확인하고 일대를 수색해왔다. CCTV를 통해 확인한 박 시장의 모습은 검은 모자를 쓰고 어두운 색 점퍼, 검은 바지, 회색 신발을 착용하고 검은 배낭을 메고 있었다. 이후 박 시장의 휴대전화 신호는 이날 오후 3시 49분 성북구 성북동 핀란드 대사관저 인근에서 끊겼다.

고 박 시장은 최초의 3선 최장기 서울시장으로서 '대권 도전'에 가장 가까운 인물 중 하나였다. 하지만 지난 8일 밤 박 시장의 전 비서 A씨가 변호인과 함께 서울지방경찰청을 방문, 고소장을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에 따르면 A씨의 고소는 '미투’ 신고였다. A씨는 2017년 이후 수시로 박 시장에게 성추행을 당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그 증거로 휴대전화 텔레그램 등을 제출했다. 다만 박 시장의 사망과 이번 미투 고소가 연관이 있는 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경찰은 이 부분에 대해서도 조사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미투 수사는 공소권 없음으로 종결한다.

박 시장은 1956년 경남 창녕에서 태어나 서울 경기고를 졸업하고 서울대 사회계열에 입학했다. 하지만 유신정권의 긴급조치 명령 9호를 위반해 제적된 후 단국대 사학과를 졸업했다. 사법시험(22회)에 합격한 그는 검사로 1년 가까이 생활한 뒤 인권변호사로 활동했다.

그러다 박 시장은 2011년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무상급식 관련 사퇴하자 정치권에 본격 입문했다. 보궐선거를 통해 서울시장으로 임명된 박 시장은 2014년 시장 선거에서도 정몽준 당시 새누리당 후보를 꺽고 연임에 성공했다. 또 2018년 시장 선거도 김문수 당시 자유한국당 후보를 이기며 3연임에 성공했다.

10년간 최장기간 서울시장을 지낸 박 시장은 여당의 차기 대권주자 중 한 명으로 불리며 대권 도전을 눈 앞에 두고 있었다. 하지만 이날 주검으로 돌아온 박 시장이기에 정치권의 커다란 충격과 함께 씁쓸한 여운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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