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희정 전 충남지사. 사진=연합뉴스
안희정(53) 전 충남지사와 전 정무비서 김지은(33)씨가 친밀한 관계였다는 증언이 나왔다.

서울서부지법 형사합의11부(부장판사 조병구) 심리로 11일 열린 안 전 지사 재판에는 전 수행비서 어모(35)씨 등 안 전 지사의 측근 4명이 증인으로 나섰다.

이날 증인들은 "(경선 캠프와 도청 내 업무환경이) 강압적이지 않았다"고 입을 모았다. 김씨의 후임비서 어씨는 "올해 1, 2월쯤 충남 홍성 한 고깃집에서 안 전 지사와 비서실 직원들이 저녁을 먹었다. 안 전 지사가 이야기하던 중 뭔가 놀리는 말을 하자 김씨가 '아, 지사님 그런 거 아니에요. 지사님이 뭘 알아요' 하는 식으로 말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옆 테이블에서 고기를 굽다가 깜짝 놀라 보니 앞에 있던 다른 비서들도 놀란 표정을 짓고 있었다"고 덧붙였다. 어씨는 김씨가 수행비서에서 정무비서로 보직이 변경되자 상심이 컸다고 말하며 "김씨가 인수·인계를 하며 여러 번 울었다. 안 전 지사가 '왜 우냐'고 하자 '전직 수행비서도 그만둘 때 울었는데 전 울면 안 되느냐'고 했다"고 증언했다.

또한 김씨가 지난해 8월 서울 강남의 한 호텔에서 안 전 지사에게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한 것에 대해 증인들은 "김씨가 직접 호텔을 예약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 운전비서 정모(44)씨는 "그날 마지막 일정이 호프집이었다. 김씨에게 '오늘은 서울에서 자고 간다'는 메시지를 받았다. 직접 호텔 약도까지 보냈다"고 밝혔다.

전 비서실장 신모(37)씨도 "김씨가 서울에서 숙박한다고 말해 함께 숙소 예약을 도와주기도 했다"며 "3월 5일 김씨가 JTBC '뉴스룸'에 나와 폭로했을 때 두 사람이 성관계를 맺었다는 사실을 알았다. 불과 며칠 전까지 웃으며 이야기했던 동료가 우리를 '성폭행 피해도 호소하지 못할 집단'으로 만든 것 같아 당황스러웠다"고 전했다.

어씨는 '김씨가 러시아·스위스 출장 후 고충을 털어놓은 적 있냐'는 질문에 "그런 얘기를 들은 적도, 낌새를 느끼지도 못했다"고 답했다. 검찰 반대 심문에서 '러시아와 스위스 출장을 다녀온 뒤로 김씨가 불편한 기색을 드러낸 적 있냐'는 물음에는 "스위스 출장 동행 후 점점 친해진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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