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문재인 대통령님 간호사들의 고통을 외면하지 말아주세요'라는 제목의 청원 글이 게시됐다. 해당 청원에는 "평창올림픽에, 설날에 모든 국민이 명절과 축제의 분위기에 한껏 취해있을 때, 한 사람이 목숨을 잃었다"며 "그분은 죽기 전까지 격무에 시달리며 병원 일에 대한 중압감으로 매우 괴로워했다고 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이어 게시자는 "중환자실에서 실수하면 최소 1명, 혹은 2명의 인생이 위태로워진다. 중환자실에서는 간호사 1명당 1명의 환자만 담당하게 해달라"고 호소했다.
'간호사 사건 진상규명 해주세요'라는 제목의 청원글도 게재됐다. 글쓴이는 "(간호사가 숨진) 원인은 예전부터 해오던 '태움'이라는 것 때문이었다. 태움은 선배 간호사가 신규 간호사를 가르치면서 괴롭히는 것"이라며 "제대로 된 진상 규명을 해달라"고 요청했다.
앞서 18일 서울 송파경찰서는 지난 15일 오전 10시 40분쯤 서울 한 대형병원 간호사 A씨가 송파구의 한 아파트 화단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고 밝혔다.
사고 직후 A씨의 남자친구 B씨는 "병원에서 선배·동료 간호사로부터 괴롭힘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간호사 온라인 익명 게시판에 "여자친구의 죽음이 그저 개인적인 이유 때문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간호사 윗선에서는 당연하다고 여겨지는 '태움'이라는 것이 여자친구를 벼랑 끝으로 몰아간 요소 중 하나"라는 내용의 글을 적었다.
'태움'이란 '재가 될 때까지 태운다'는 의미로 신규 간호사에게 행해지는 조직 내 문화를 말한다. 신입 간호사가 실수할 때 선배 간호사가 엄격하게 군기를 잡으며 가르치는 방식을 지칭하지만 사실상 직장 내 괴롭힘으로 여겨지고 있다.
한편 경찰은 박씨의 휴대전화에 남아 있는 메모와 메시지 등을 확보하고 정확한 사망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경찰은 유가족과 남자친구를 상대로 1차 조사를 완료했으며 병원 관계자에 대해서도 조사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