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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택시운전사' 속 검문 통과와 공짜 주유소 장면은 실화일까.

극적인 긴장감과 웃음을 선사하는 주요 명장면 중 5·18 당사자들의 증언을 토대로 실화와 각색된 이야기들을 추려봤다.

먼저 영화 속 최고의 1분으로 꼽히는 트렁크 검문 신은 실화에 바탕을 둔 이야기로 확인됐다.

영화 속에서 광주에 잠입해 참상을 찍은 뒤 세상에 이를 알리려고 샛길로 달아나던 독일 기자 피터와 서울 택시기사 만섭은 군인들의 검문에 맞닥뜨리게 된다. 현장에 있던 박 중사는 트렁크에 숨겨진 서울택시 번호판을 발견하지만 모르는 척하며 보내준다.

'택시운전사'의 장 훈 감독은 지난달 10일 서울에서 열린 언론·배급 시사회에서 "광주로 내려오던 첫날 피터가 보게 된 텅 빈 고속도로, 검문, 광주에서 따뜻한 사람들을 만난 이야기 등은 모두 위르겐 힌츠페터 기자가 실제 경험을 이야기해준 것"이라고 말했다.

장 감독은 "힌츠페터 기자가 '모른 척해주고 도와줬던 사람들이 있는 것 같다. 그런 분들이 없었으면 이 필름이 세상에 나오기 힘들었을 것 같다'는 말을 했었다"고 설명했다.

힌츠페터 기자가 서울 지역 택시번호판을 떼고 다른 번호판으로 위장했는지, 검문소 군인이 번호판을 보고도 넘어가 줬는지는 알 수 없지만 기자인 자신의 통행을 눈감아준 사람들이 실제 있었다는 것이다.

5·18 당시 광주에서 택시기사로 일하며 시민들을 대피시키고 택시·버스 기사들의 차량시위를 이끈 장훈명(64)씨도 10일 "나 역시 숨어있던 여관에 들이닥친 군 장교가 모르는 척해줘 목숨을 구했다"고 말했다.

장씨는 "중위 한 명이 들어와 붕대를 감은 나를 보고는 '걱정마라 나도 광주 출신이다. 해 안 끼친다'며 총기류가 있는지만 뒤지고 그냥 밖으로 나갔다. 아마 영화 속 박 중사도 그런 사람이었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자동차가 귀하던 시절 계엄군에게 두들겨 맞거나 총상을 당한 시민들을 택시기사들이 너 나 할 것 없이 병원에 이송하고 주유소에서 기사들에게 공짜로 기름을 준 것도 사실이었다.

부녀자들이 주먹밥을 만들어 시민군과 거리의 시민들에게 나눠주고 시민들이 광주의 진실을 알리려던 내외신 기자들을 보호해준 것도 실화다.

5·18 당시 사진기자로 활동하며 위험을 무릅쓰고 참상을 기록해 세상에 알린 주역 중 한 명인 나경택 전 연합뉴스 광주전남취재본부장은 성당에 숨었다가 새벽이 돼 사진을 찍으러 가던 자신에게 한 수녀가 카메라를 숨길 수 있도록 천으로 된 장바구니를 건네 무사히 도청까지 갔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계엄군이 애어른 가리지 않고 거리의 시민을 학살하고, 그로 인해 광주 시내 병원이 전쟁터를 방불케 할 정도로 많은 시신과 부상자로 아수라장이었던 것 또한 실화다.

5월 어머니집 회원인 임현서(69·여)씨는 1980년 5월 집에 돌아오지 않는 남편을 찾으러 나갔다가 군홧발에 짓밟히고 가슴에 총구가 겨눠지기까지 했다.

임씨의 남편은 당시 광주 금남로에서 군인들에게 맞고 있던 어린 학생들을 구하려다 곤봉으로 두들겨 맞아 숨졌다.

정춘식 5·18 유족회장은 "국립 5·18민주묘지에는 1980년 5월 계엄군의 총칼에 숨진 희생자 775명이 안장돼 있다. 사망자 중에는 어린아이와 부녀자도 있다. 신군부는 이런 평범한 우리네 이웃을 폭도로 몰았던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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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시간 : 2017/08/11 10: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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