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에서 규모 5.0의 지진이 발생해 시민들이 대피하는 등 소동이 벌어졌다. 사진=MBC
[스포츠한국 이동건 기자] 5일 오후 8시 33분쯤 울산 동구 동쪽 52㎞ 해상에서 규모 5.0의 지진이 발생했다. 지진이 난 지 약 1시간 뒤인 오후 9시 24분쯤 울산 동구 동쪽 41km 해역에서 여진이 또 한차례 발생했다.

이번 지진은 우리나라에서 기상관측이 시작된 1978년 이후 역대 5위 규모다. 울산대교를 달리던 차들이 흔들릴 정도로 큰 진동이 느껴졌고, 건물이 흔들리면서 대형 쇼핑몰 등에서는 손님들이 급하게 대피했다. 울산 동구 현대예술관 외벽 대리석은 10m 아래 바닥으로 떨어져 산산조각이 났다.

월성원전 등 주변 원자력발전소와 경주 방사성 폐기물 처분 시설 모두 별다른 영향 없이 정상운영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원자력안전위원회는 진앙지에서 가장 가까운 거리(약 51km)에 있는 월성원자력발전소의 경우 지진값이 0.0144g로 관측돼 설계지진 0.2g에 못 미쳐 원전 운영에 영향이 없음을 확인했다고 전했다.

한편 지난 2012년 이번 지진과 비슷한 지점인 울산 동구 앞바다에 규모 2.4~3.2의 지진이 네 차례 발생한 바 있다. 이 지진을 일으킨 단층은 일본 쓰시마섬에서 동해로 길게 뻗은 쓰시마-고토 단층이다. 전문가들은 이 단층이 길이가 수백km 이상에 달하는 거대 활성 단층으로, 2011년 일어난 규모 9.0 일본 대지진의 압력이 미치면서 더욱 불안정해졌다고 경고했다.

홍태경 연세대 지구환경시스템과학과 교수는 "이 단층대는 활성도가 높은 단층대이고, 지진 규모가 크든 작든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봐서 더 큰 지진이 발생해도 이상하지 않다"고 전했다.

손문 부산대 지질환경과학과 교수는 "지질학적 데이터로 보면 한반도에 약 400년마다 규모 7 정도의 큰 지진이 발생했다"며 "이 주기라면 한반도에서 울산 해상의 중급 지진을 넘어서는 지진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 지질학계의 대체적인 진단"이라고 말했다.

반면 한반도 대지진 가능성을 반박하는 주장도 나왔다.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지진센터는 이번 지진이 주향이동 단층에 의해 발생한 것이며, 활성단층과의 연관성은 적은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지헌철 지진센터장은 "울산 지진 단층은 쓰시마-고토 단층과 지리적으로 멀리 떨어져 있는데다, 결정적으로 단층 구조가 역단층에 가까워 성격이 다르다. 부산에서 포항에 이르는 양산단층대와 평행하게 이어진 단층일 것으로 추정된다"면서 "이번 지진으로 한반도가 지진 위험지대라고 볼 수는 없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스포츠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