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사람들이 노래를 좋아한다는 사실은 누구나 알고 있다. 회식이나 모임 때면 노래방이 단골코스로 등장하는 것은 물론, 각종 노래 프로그램은 항상 높은 인기를 끌곤 했다.

그러다 보니 선거에서도 노래는 빼놓을 수 없는 유세 수단이 되고 있다. 각 정당이나 후보자들이 내놓는 선거 로고송은 여흥을 즐길 줄 아는 국민들을 위한 맞춤 유세 수단이 되고 있는 것.

우리나라에서 처음 선거에 로고송이 등장한 것은 1960년 제4대 대통령 선거 때로, 역사가 짧지만은 않다. 이후 본격적으로 선거에 로고송이 활용되기 시작한 것은 1987년 제13대 대통령 선거로, 당시 김대중 후보가 선보인 ‘따르릉 따르릉 비켜나세요. 김대중이 나갑니다’와 같은 로고송은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기억하고 있다.

선거에 사용되는 로고송은 그 시대에 인기 있는 대중가요의 가사를 개사해 만드는 경우가 가장 많은데, 역사상 선거 로고송으로 가장 많이 사용된 장르는 바로 트로트다. 하지만 올해 20대 총선에서는 분위기가 사뭇 달라지는 모습이다.

그동안 전통적인 지지기반인 중장년층의 마음을 공략하기 위해 최신 유행 트로트 선점에 나섰던 새누리당인 20대 총선에서 전면에 내세운 선거 로고송은 놀랍게도 아이돌 오디션 프로그램의 주제곡인 ‘Pick me(프로듀스101)’다.

물론 올래(장윤정)과 잘 살거야(태진아) 등도 함께 활용하고 있지만, 새누리당 유세 현장에서 단연 귀를 사로잡는 것은 ‘Pick me~ Pick me~’ 즉, 나를 뽑아달라는 호소다.

더불어민주당는 한 발 더 나가 마치 랩처럼 흥얼거릴 수 있는 선가 맞춤형 노래 ‘더더더’로 이슈몰이에 나섰다. ‘더’라는 단어가 140여 차례나 등장하는 더더더송은 중독성 강한 멜로디로 뇌리 깊이 더민주의 존재감을 각인하는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아이돌 노래와 맞춤형 랩은 물론 CM송의 약진도 눈에 띈다. ‘간 때문이야~ 간 때문이야~’라는 재미있는 후렴구로 국민 CM송에 등극한 대웅제약 우루사의 CM송 ‘간 때문이야’는 여야를 불문하고 거의 모든 당에서 사용계약을 했다는 후문이다. TV광고에 사용되면서 국민적 인지도가 높고, 개사가 쉬워 선거송으로 제격이라는 것.

20대 총선을 앞두고 국민들의 마음을 얻기 위해 각 당이 선택한 선거 로고송이 얼마나 국민들의 마음에 와 닿았을지, 결과는 4월13일 선거일에 밝혀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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