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원진 의원이 이석현 부의장과 충돌했다. (사진=조원진 새누리당 의원/JTBC)
필리버스터가 나흘째 이어지면서 여야 의원들이 다양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대체로 테러방지법을 통과시키고자 하는 새누리당의 의원들과 이를 제지하려는 야당 의원들 사이에서의 대치는 지속적으로 이어지고 있다.

야당 의원들은 국회 내에서 23일 이후로 지속적인 무제한 토론을 진행하고 있으며 여당 의원들은 이를 비판하며 본회의실 앞에서 피켓 시위를 진행하고 있다.

26일 새벽 더민주의 김경협 의원의 발언 때는 더민주 이석현 국회부의장과 새누리당 조원진 의원의 전면 충돌이 있었다.

당시 열 번째 토론자로 나서 발언하고 있던 김경협 의원은 "네티즌들이 SNS에서 테러방법을 '국민스토킹법', '빅브라더법', '유신부활법', '국민주권강탈법', '아빠따라하기법', '국정원하이패스법'이라고 부르고 있다"며 비판하고 나섰다.

이에 회의장에서 필리버스터를 지켜보던 새누리당 조원진 의원은 "의제와 관련 없는 내용"이라고 반박했고 이석현 국회부의장은 "테러방지법에 대한 국민들의 생각이므로 관계가 있다"고 설명했다.

조원진 의원은 의장석에 다가가 "이런 식으로 진행하면 안 된다. 전혀 사실이 아닌 내용을 사실인 양 인용해서 발언하고 있다"며 "(테러방지법이)아빠따라하기법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아빠따라하기법이란 네티즌들이 박근혜 대통령이 자신의 아버지 박정희 전 대통령의 유신통치를 따라 하고 있다고 주장하며 만든 이름이다.

이 부의장은 조원진 의원에게 들어가서 착석하라고 말했고 조원진 의원이 계속 반발하자 "퇴장시키기 전에 빨리 앉아라. 국회의장을 어떻게 알고 있는 것이냐"며 큰소리를 냈다.

조원진 의원은 지난 더민주의 박원석 의원이 '박근혜 정권의 국정원 정치'라는 내용의 논문을 낭독할 때도 고함을 지르며 "의제와 상관이 없다"고 외치며 항의한 바 있다. 당시 이석현 부의장은 처으메는 웃으며 착석을 부탁했었고 계속되는 항의에 "지금 사회를 보고 있는 것은 나다"라며 조원진 의원을 막아섰다. 이때 정의당의 심상정 대표 역시 자리를 박차고 나와 "의사진행을 방해하는 분을 퇴장시켜달라"고 이야기 해 첨예한 대립을 이뤘다.

그러나 이들과 달리 여야 간의 따뜻한 위로와 격려의 모습도 포착됐다.

새누리당 정갑윤 국회부의장의 경우에는 공천에서 배제된 상황에 처했음에도 아홉 번째로 토론자로서 필리버스터를 이어간 더민주 강기정 의원에게 "나와줘서 고맙다. 사랑한다"고 말을 전했다.

정의화 국회의장 역시 여덟 번째 토론자로 신경민 의원이 나설 때 연단 옆에 발판을 두도록 지시하고 "연설하며 한 번씩 발을 바꿔주면 허리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배려하는 모습을 보였다.

한편, 현재 필리버스터는 열 두 번째 주자인 더민주의 김현 의원이 발언을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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