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 끝낸 유흥업소, 호스트바 변신… 인근 단란주점 아가씨 상대로 장사
남성도우미 옷 벗기고 술 취해 난동… 30만~50만원에 종종 2차 가기도

환락가에서 속칭 '2부 영업'이 여성고객들을 유혹하고 있다. '2부 영업'은 유흥업소가 정상 영업을 마친 새벽에 호스트바로 전환하는 방식이다. 남성 고객 위주의 유흥업소가 여성 손님들을 위한 공간으로 변신하는 것.

19일 새벽 4시, 서울 강남의 한 환락가. 최초 2부 영업을 벌이고 있다는 몇몇 업소를 대상으로 취재를 시도했으나 번번이 거절당했다. 자칫 문제가 될 수도 있다는 이유에서였다. 결국 손님을 가장해 모 단란주점 내로 들어갔다.

새벽 5시에 가까운 시간이었음에도 장내에는 시끄러운 음악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실내를 둘러보던 중 웨이터가 앞을 막아 섰다. 영업이 끝났으니 돌아가 달라는 것이었다.

"4시까지만 남자 손님들 받고요, 이후로는 여자 손님만 받아요. 아가씨들 다 퇴근하고 없어요. 불러 드릴 순 있는데 좀 기다리셔야 되요. 다음에 찾아주시면 서비스 확실히 해드릴게요."

그는 자신의 명함을 건넨 뒤 종종걸음으로 룸에 들어갔다. 한손엔 얼음통이, 다른 손엔 담배 두갑이 쥐어져 있었다.

그 틈을 타 호스트들이 머무는 대기실에 들어 가봤다. 대기실 내부에는 여성 접대부들의 것으로 추정되는 옷가지와 구두, 화장품 등이 어지럽게 널려있었다. 그 사이로 6명의 호스트들이 둘러 앉아 이야기꽃을 피우고 있었다. 하나 같이 훤칠한 키에 빼어난 외모의 소유자들이었다. 이들에게 다가가 말을 붙여봤다.

호스트 생활 3개월째에 접어들었다는 휴학생 이찬호(24ㆍ가명)씨에 따르면 이곳의 요금은 호스트 한명당 3만~8만원이다. 물론 술값은 별도다. 접대비가 10만원 이상인 일반 호스트바에 비해 저렴한 가격이다. 이것이야 말로 '새벽반'의 강점이란 설명이다.

확실히 저렴한 가격은 주머니가 가벼운 이들의 구미를 당길 만 했다. 하지만 문제는 시간. 4시부터 영업하는 이곳을 누가 찾을까. 이 같은 의문에 이씨가 성실히 대답해줬다.

"주고객은 단란주점 아가씨들이에요. 손님을 가려 받거나 하는 건 아닌데 사실 이 시간에 누가 호스트바 오겠어요. 단란주점 아가씨들이 일 끝나고 스트레스 풀러 오는 거죠. 99.9%는 주점 아가씨에요. 가게에서도 그 아가씨들 노리고 장사하는 거구요. 그러다보니까 새벽반 호스트들 사이에선 이 동네 단란주점엔 안가는 게 불문율이에요. 손님으로 왔던 아가씨랑 마주치기라도 하면 곤란하잖아요."

그렇다면 룸 안에선 어떤 일이 벌어질까. 이 같은 질문을 던지자 이씨는 즉답을 피하고 동료들의 얼굴만 번갈아봤다. 어색한 침묵을 깨고 한상범(26ㆍ가명)씨가 말을 이었다.

"장난 아니에요. 남자들이 노는 거 하곤 차원이 달라요. 단란주점에서 남자들한테 시달린 걸 우리한테 푸는 느낌이에요. 옷 벗기는 건 기본이고 자기가 입던 팬티 입혀놓고 깔깔대고…. 일이니까 어쩔 수 없이 하긴 하는데 우리도 사람인지라 여간 곤란한 게 아니에요. 특히 일 끝나고 오는 애들 대부분이 술에 취해 있으니까 '진상' 손님이 참 많아요."

이처럼 질펀한 유희 뒤에 성매매도 가능할까. 한씨에 따르면 대외적으론 성매매는 금지다. 하지만 공공연하게 이뤄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원칙적으론 못나가죠. 근데 그런 얘기 해주는 사람도 없고 묵인해 주는 분위기라 그냥 나가고 있어요. 가격은 좀 비싸요. 보통 30만~50만원 정도. 이 동네 여성 접대부들 화대가 20만원이니까 2배 이상 차이 나는 거죠. 근데 여자들은 남자들이랑 달리 2차는 많이 안가는 편이에요."

이들은 성매매에 대한 경찰의 단속을 피하는 요령에 대해서도 털어놨다. 방법은 그리 어렵지 않았다. 웨이터의 안내에 따라 인근 모텔에 자리를 잡은 뒤 시간간격을 두고 호스트가 가는 식이다. 같이 들어가는 장면을 적발당하지 않기 위해서라는 설명이다.

이들과 대화를 이어가길 10여분 밖이 소란스러웠다. 대기실 문을 열고 나서자 한 여성이 술병을 던지고 욕설을 하며 난동을 부리고 있었다. 호스트가 자신의 말을 듣지 않았다는 것이었다. 여성은 상의를 걸치지 않아 속옷이 적나라하게 드러난 상태였다. 혼란스러운 틈을 타 자리를 피했다.

2부 영업을 하는 건 이들만이 아니었다. 확인결과, 이들 외에도 적지 않은 업소들이 이 같은 방식으로 영업을 벌이고 있었다. 경기침체로 수익이 줄어 든 일부 유흥업소들이 적자 보전(?)에 나선 것. 명백한 변칙 영업이지만 해당 업주들 표정엔 여유가 가득하다.

대부분 유흥주점 허가로 접객원 고용이 가능할 뿐만 아니라 접객원의 개념이 '부녀자'로 한정돼 있어 남성도우미(호스트)들에 대한 처벌규정이 없기 때문이다. 법적으로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말이다. 음성적으로 성매매까지 벌어지고 있지만 단속은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이다. 사법당국의 적절한 조치가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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