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입 르포 '외국여성 노래방 도우미'
찾는 손님 많아 양주시켜놓고 1시간 기다려
나이트 댄서출신 나타샤 "전보다 두배 벌어"
리듬에 맞춰 뇌쇄적 웨이브… 남자들 넋나가

외국인 관광객 600만 시대. 한국을 찾는 외국인이 날로 늘고 있는 가운데 그에 따르는 폐단도 하나 둘씩 생겨나고 있다. 바로 불법체류 외국인 여성들이다. 이들 중 젊고 미모가 뛰어난 여성일수록 유흥가로 진출한다.

진출 업종도 다양해졌다. 과거에는 주로 강남의 룸살롱이나 나이트클럽 등이 주 무대였으나 최근 들어 노래방까지 활동 영역을 넓히고 있다. 서울에서도 물 좋기로 소문난 일명 '나타샤 노래방'을 잠입 취재했다.

토크쇼 '미수다'가 인기를 끄는 이유는 세계 여러 나라의 특색 있는 미녀들이 등장하는 때문이다. 일일연속극을 안보는 남성들도 '미수다'의 외국 미녀만큼은 넋을 잃고 쳐다본다. "글래머 외국 여성과 토종 된장녀, 둘 중 누구와 데이트를 하고 싶은가."

국내 여론조사기관이 한국 남성을 상대로 이런 식의 설문 조사를 했다는 이야기는 물론 들어본 적이 없다. 굳이 그런 설문조사가 없어도 늘씬한 외국 여성과의 데이트는 상상만 해도 엔돌핀이 돌 소지가 있는 것이다.

그런데 최근 한국 남성의 이런 심리를 상술로 둔갑시킨 노래방이 성업 중이란다. 이름 하여 외국인 여성 노래방이다. 이 노래방은 요즘 같은 엄동설한에도 불경기가 없다. 사전 예약을 하지 않으면 외국인 여성 코빼기도 볼 수 없다.

필자가 만난 한 노래방 업주는 "서울 일부 지역에서 외국 여성들을 고용하거나 보도방을 통해 외국 여성들을 공급하는 노래방들이 있다. 지방의 경우도 외국 여성들을 고용한 보도방이 많이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제보자가 알려준 B라는 노래방으로 향했다. 출입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가자 웨이터가 큰소리로 손님들을 맞이했다. 외국 여성 도우미를 불러 줄 수 있냐고 물었다.

웨이터는 필자의 행색을 아래위로 살피더니 "외국 도우미는 기본이 양주다. 괜찮나"라고 떠봤다. 필자가 고개를 끄덕이자 웨이터는 "일단 다른 아가씨 불러 술부터 마셔라. 외국 도우미는 찾는 손님이 많아 한 시간 정도는 기다려야 한다"라고 대답했다.

룸으로 들어가자 20대 후반의 여성이 들어왔다. 여성은 자신을 28세 조미영이라고 소개했다. 몇 잔 걸친 후 외국 여성 도우미는 언제 오냐고 묻자 입이 쑥 튀어나왔다.

"오빠들 정말 한심하다. 백마라면 왜 사족을 못쓰는 거야."

한 시간쯤 지나자 글발의 미녀 둘이 위풍당당한 모습으로 들어왔다. 우즈베키스탄에서 왔다는 나타샤는 한국말을 잘했다. 같이 들어온 카자흐스탄 출신 키르제냐(가명ㆍ25)는 아직 한국말이 서툴렀다. 자리에 앉자마자 나타샤는 "원샷, 원샷"을 외쳤다. 나타샤에게 이것저것 물었다. 나타샤는 어릴 적 꿈이 무용수였고 우즈베키스탄에서 대학까지 다녔다고 했다.

"한국에 온지 3년이 넘었다. 처음에는 지방의 한 나이트클럽에서 댄서로 일을 했다. 야한 동작과 의상 때문에 쑥스러웠지만 견디어냈다. 그런데 몇 개월이 지난 후 갑자기 지배인이 테이블을 돌라고 시켰다. 그 때부터 악몽이 시작됐다."

나타샤는 죽어도 테이블에는 앉지 않겠다고 버텼다. 하지만 비자를 연장해야 하고 여권을 갖고 있는 업주의 말을 듣지 않을 수 없었다고 한다. 결국 테이블에 앉아 손님들의 술 시중을 들던 어느 날 지배인이 술 취한 자신을 여관으로 끌고 가 몹쓸 짓을 했다고 한다. 그런 일이 있은 후부터 나타샤는 자신의 꿈을 포기했다고 한다.

나타샤는 "돈이나 벌자는 생각에 노래방 도우미를 시작했다. 이곳에서 일하면 밤늦게까지 춤을 추는 나이트클럽보다 두 배 이상은 번다"고 말했다.

나탸샤의 한국말 솜씨는 대단했다. 그보다 더 대단한 것은 춤사위였다. 노래에 맞춰 웨이브를 추고 엉덩이와 허리를 뇌쇄적으로 돌려댔다. 왜 이 노래방에서 남자들이 죽치고 기다리는지 짐작이 갔다.

분위기가 무르익자 필자 일행이 조심스럽게 물었다. "나타샤, 2차 가능해?"

나타샤는 씩 미소를 짓더니 러시아어로 키르제냐와 귓속말을 나누었다.

"OK, 오빠도 같이 갈 거야?"

나타샤는 필자를 바라보며 물었다. 필자는 서툰 러시아어로 대답해주었다.

"더스 비 다냐(안녕히 가세요)!"

순간, 나타샤는 아쉬운 표정을 지었다. 일행이 궁금한 표정으로 물었다.

"야 왜 그래. 더스 비 다냐가 뭔 뜻이야."

관광 비자 입국… 나이트 등 쉽게 취업

외국 여성들이 국내 취업이나 관광 비자를 통해 들어오면 가장 쉽게 취업하는 곳이 나이트클럽이다. 이들 대부분이 대학생이나 무용을 전공한 20대 초반의 여성들. 그러나 국내 나이트클럽에서는 이들을 순수한 무용수로 생각하지 않는다.

모 나이트클럽 관계자는 "보통 외국 무용수들은 댄스타임이 끝나면 테이블을 돌면서 손님들과 함께 어울리며 이들 중 일부는 2차를 나가기도 한다"고 말했다. 결국 무용수가 필요해 외국 여성들을 고용하는 것이 아니라 외적인 것에 더 큰 이유가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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