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세 교정·페달링 측정 등
자전거와 궁합 맞추는 '피팅'
1기 장보규가 국내도입 효과

경륜선수들이 자전거 피팅을 받고 있는 모습.
최근 경륜선수들이 가장 관심을 두고 있는 것 중 하나가 자전거 피팅(fitting)이다. 자전거를 타는 자세에 따라 승부가 좌우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경륜은 선행, 젖히기, 마크, 추입 등 각질에 따라 주전법을 삼는 스포츠인 만큼 자전거의 세팅 및 주행자세에 대한 고민은 경륜선수라면 누구나 겪게 되는 통과의례다.

지난 5월 대상경륜 선발급 우승에 이어 지난 4일 우수급 1착, 6일 특선급 1착으로 8연승을 달리고 있는 김재웅(11기, 우수급), 5월 30일 부산 선발 결승 우승 이후 광명23회차까지 4연속 입상을 달리고 있는 김형우(11기, 선발급), 특선급 강자 김배영 이용희를 제압하며 다크호스로 떠오른 송현희(14기, 특선급)가 최근 자전거 피팅으로 효과를 보기 시작한 대표적인 선수들이다.

김재웅은 "중반기에 선발급으로 강급된 후 실망에 빠졌는데 장보규 선배로부터 자전거 피팅을 받게 됐다. 처음에는 주위에서 그럴 시간 있으면 훈련을 더하라는 얘기도 들었다. 그러나 3차례에 걸친 과학적인 자전거 피팅이 효과가 좋았다"고 소감을 전했다.

그 뒤를 이어 특선급 김동관 김배영 박성근 이수원, 우수급 이동근 이민우 정연교 임환직, 선발급 김세준 박창학 등 40여명의 선수들이 과학적인 분석을 통한 자전거 피팅을 받고 있다.

이들의 자전거 피팅을 조언하고 있는 주인공은 바로 동료선수 장보규(특선급)다. 장보규는 경륜 원년 1기 출신으로 가장 효율적인 페달링과 자세는 어떤 것인지 10년이 넘게 지속적으로 연구해왔다. 그는 비선수 출신으로 체계적으로 자전거를 배울 기회가 없었다. 그러다 동계훈련 2년 간 일본 슈센지 경륜학교에서 과학적인 피팅 시스템을 발견했다.

그는 그 뒤로 자전거 피팅에 관심을 갖고 국내 자전거 미캐닉(정비기술) 자격증을 취득했고 오랫동안 관련 영국 웹사이트를 번역해가면서 지식을 쌓았다. 장보규는 이렇게 쌓인 피팅에 관한 지식을 본인은 물론 동료선수들을 통해 검증받고 싶은 욕망이 생겼다. 그는 결국 '바이크웨이'라는 자전거 피팅 시스템 업체를 개업해 동료 선수 및 아마추어 선수들의 서포터로 나서기 시작했다.

장보규는 "자전거 피팅은 나와 자전거의 궁합을 맞추는 일과 비슷하다"면서 "자전거 피팅은 신체, 자전거, 페달링 측정 데이터를 바탕으로 자전거 사이즈를 교정한 후 동영상 동작 분석을 통해 최종적으로 자세교정까지 이어지는 과정이다. 이 과정 중 국내 최초로 도입한 발모양 분석 시스템과 사이클에 접목시킨 동영상 동작 분석기는 매우 과학적이다"고 밝혔다.

예상지 '경륜위너스'의 박정우 예상부장은 "이제는 경륜선수도 과학적인 분석을 통해 자신의 단점을 보완해야 한다. 인기를 끌고 있는 고기어배수와 같은 맥락으로 과학적인 자전거 피팅에 대한 관심이 점차 커지고 있다. 경륜팬들도 최근 자세를 교정한 선수들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스포츠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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