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상 단거리에서 최강을 자부해 온 미국이 베이징올림픽 시작부터 처참하게 무너졌다.

지난해 세계선수권대회에서 100m와 200m, 400m 계주를 휩쓴 타이슨 게이(26)을 앞세운 미국은 16일

밤 열린 남자 육상 100m에서 역대 세계기록 1-2위인 우사인 볼트(22), 아사파 파월(26)이 버틴 자메이카와 힘겨운 싸움이 예상되기는 했으나 이처럼 완패하리라고는 누구도 짐작하지 못했다.

먼저 게이가 준결승에서 탈락하면서 미국은 치명타를 맞았다. 게이는 준결승에서 10초05로 2조 5위에 그쳐 결승 진출자 8명에 포함되지 못했다.

에이스가 나가 떨어진 미국 대표팀은 결승에 오른 월터 딕스와 다비스 패튼에게기대를 걸었지만 볼트, 파월, 마이클 프레이터 등 세 명이나 나온 자메이카에 숫자에서도 밀렸고 기량에서도 상대가 되지 못했다.

딕스가 9초91로 동메달을 따내며 체면치레를 했지만 패튼은 10초03으로 최하위에 머물렀다. 반면 자메이카는 볼트가 세계신기록으로 금메달, 파월이 9초95로 5위,프레이터가 9초97로 6위에 오르며 미국 선수들을 압도했다.

미국은 단거리의 상징으로 여겨진 100m 금메달을 자메이카에 내주면서 일단 최강 위상에 금이 가기 시작했다.

2000년 시드니올림픽에서 모리스 그린이, 2004년 아테네올림픽에서 저스틴 게이틀린이 정상에 오르며 2회 연속 남자 육상 100m를 제패한 미국은 역대 28차례 올림픽에서 무려 16차례나 이 종목 금메달을 따간 최강국이다.

남녀 100m를 필두로 200m, 400m 계주는 특히 미국의 아성이 가장 두터운 종목이다.

미국은 육상 단거리 종목에서 메달을 휩쓸어 중국과 메달 경쟁을 유리하게 이끌전략이었으나 첫 단추인 100m를 자메이카에 내주면서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17일 열릴 여자 100m도 안심할 수 없다. 준결승에 진출할 18명 중 상위 1-3위를 자메이카 선수들이 차지했고 로린 윌리엄스와 무나 리, 토리 에드워즈 등은 4,5위, 13위에 머물렀다.

게이가 200m 올림픽 진출권을 따내지 못하면서 이 종목의 승부추도 볼트가 나서는 자메이카 쪽으로 기울고 있다. 400m는 게이가 뛸 수 있으나 100m 결승에 오른 자메이카 3인방과 맞서 확실히 이긴다는 보장은 할 수 없다.

미국은 애초 대표선발전을 통해 '역대 최강 선수들로 대표팀을 꾸렸다'며 올림픽에서 강한 자신감을 내비쳤지만 100m에서 완패해 다른 경기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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