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영화감독 이송희일(36)씨가 개봉 3일만에 100만 관객을 돌파하며 흥행몰이를 하고 있는 영화 '디 워'와 심형래 감독을 맹비난해 파문일 일고 있다.

퀴어영화 '후회하지 않아'를 연출한 이송 감독은 "'디워'는 영화가 아니라 70년대 청계천에서 마침내 조립에 성공한 미국 토스터기 모방품에 가깝다"며 "할리우드적 CG, 미국 대규모 개봉 등 '디 워'를 옹호하는 근거의 핵심축들은 박정희 시대의 수출 역군에 대한 자화자찬식 뉴스와 아무런 차이가 없다"고 지적했다.

또한 "'디 워' 제작비 700억원이면 맘만 먹으면 난 적어도 350개, 혹은 퀄리티를 높여 100개의 영화로 매번 그 열정을 말할 수 있다"면서 "700억은 커녕 신용불량자로 추적명단에 오르면서 카드빚 내고 집 팔아서 영화 찍는 미친 열정의 본보기에 관한 예를 늘어놓을 것 같으면 천일야화를 만들겠다"고 독립영화계의 현실에 빗대어 비판했다.

이송 감독은 이 글에서 심 감독과 일본의 기타노 다케시를 비교하기도 했다.

그는 "코미디언 출신이면서 B급 영화들을 만들어낸 두 사람의 차이는 영화를 시간과 공간 내에서 사유하는 방식에 대한 차이가 있다"면서 "무엇을 말하려고 하는지 스스로조차 정리가 안 되어 있다면, 그 아무리 입술에 때깔 좋고 비싼 300억짜리 루즈를 발랐다고 해도 아름다운 이야기가 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영화를 애국심으로 보는 관객들에 대해서도 쓴소리를 했다.

그는 "영화는 영화이지 애국심의 프로파겐다가 아니다"라며 "하긴 도처에 난립하고 있는 온갖 징후들로 추측해 보면, 이 하수상한 민족주의 프로파겐다의 계절은 꽤나 유의미한 악몽의 한 철로 역사의 페이지에 기록될 게 분명하다. 아 덥다 더워"라고 말했다.

전북대학교 사회학과를 졸업한 이송 감독은 '언제나 일요일 같이', '슈가힐' 등을 연출했으며, '안산국제넥스트영화제 작품상' '한국독립단편영화제 대상' '올해의 독립영화감독상' 등을 수상한 바 있다.

한편, 이송 감독의 글에 대해 네티즌들이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현재 이송 감독의 블로그는 네티즌들의 항의 방문이 이어져 다운된 상태고, 각종 포털과 게시판에는 항의의 글들이 빠른 속도로 번져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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