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최고급 유흥업소도 '성과급제'… 업주들 불황 탓 월급제서 전환

서울 강남 일대 최고급 유흥업소인 '텐프로'(10%) 업주들이 여성 종업원에게 일한 만큼 임금을 주는 성과급제를 적용키로 했다. 업주 모임인 텐프로협회는 이례적으로 공문을 만들었고 이를 위반하는 업주에게는 고액의 벌금을 물도록 했다.

10일 텐프로협회에 따르면 업계 대표 20여명은 최근 긴급 모임을 갖고 다음달부터 소속 종업원들에게 일한 만큼만 돈을 지급키로 합의했다.

텐프로는 종업원들이 봉사료의 10%만 술집에 지불하고 90%를 챙긴다는 데서 유래된 말이지만, 흔히 종업원의 미모와 고객 수준이 강남의 상위 10% 안에 드는 최고급 룸살롱을 뜻한다. 텐프로는 그 동안 다른 유흥업소와는 달리 철저히 월급제를 적용해 왔으며 종업원들은 연예인 뺨치는 미모 덕분에 매달 1,000만~2,500만원의 고소득을 보장 받았다.

업주들이 종업원들을 압박하는 이유는 불황 탓이 크다. 텐프로는 3,4년 전만 해도 강남을 중심으로 재벌2세와 기업인, 전문직 고소득자, 연예인 등이 출입하며 70~80곳이 성업했지만 지금은 30~40곳만 영업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종업원들의 미모에 끌려 업소를 찾지만 '술값만 비싸고 불친절을 넘어 교만하다', '누가 손님이고 누가 종업원인지 모르겠다' 등 서비스를 둘러싼 불만이 쌓이면서 손님들이 점차 발길을 끊고 있다는 게 협회 설명이다.

협회 공문에 따르면 다음달부터 종업원들이 손님에게 받은 봉사료 지급대장을 작성하지 않을 경우 업주에게 빌려간 대여금을 즉시 회수토록 했다. 업주들이 대신 내주던 세금도 종업원들이 자신이 번 만큼 직접 세무서에 신고해 납부토록 했다.

업주들은 또 대여금 약정서를 협회 차원에서 만들어 공동 사용하고 약정 사항을 어길 경우 해당 종업원을 관리 대상으로 삼아 집중 관리토록 했다. 업주에게도 책임을 물어 5,000만원을 내도록 결의했다.

업계 관계자는 "콧대만 높은 종업원들의 마음가짐을 다잡을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지만 일부 종업원들은 "경영 부실 책임을 우리한테 떠넘기려 한다"며 반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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