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스트리트뷰'의 명암… 3D기반 혁신 기술vs사생활 침해

구글의 3차원(3D) 길거리 지도서비스 `스트리트뷰(Street View)'가 미국 주요도시의 소소한 면모를 생생히 보여주면서 이용자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그러나 스트리트뷰 속의 영상에 해당지역 거주자의 사적인 모습이 고스란히 노출되자 일각에서는 사생활 침해라며 반발하고 나서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3일 뉴욕타임스, NBC 등 외신에 따르면 구글의 스트리트뷰가 제공하는 샌프란시스코 3D 길거리 이미지에 한 달전에 목숨을 잃은 이 지역 부랑자가 우연히 찍혀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최근 공개된 스트리트뷰 사진에 한달 전 미국 샌프란시스코 오클랜드 거리에서 숨진 채로 발견됐던 `코르닐리어스 반 더 비스'의 생전 모습이 고스란히 담겨 있던것.

코르닐리어스는 특유의 친화력으로 이 지역의 명물(?)같은 인물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사람들은 스트리트뷰를 통해 오클랜드 거리에 앉아 있는 그의 모습을 보며 추억을 되새길 수 있어 일정부분 이 서비스에 만족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 밖에 미국 도시의 각 버스 정류장의 안내도와 주차제한지역 등의 정보도 한눈에 확인할 수 있다.

이처럼 도시거리의 소소한 일상이 스트리트뷰에 포착될 수 있었던 것은 구글 직원이 지난해 미국 전역의 도시를 돌아다니며 캐나다 IT업체 `이머시브 미디어(Immersive Media)'가 특허를 보유하고 있는 특수카메라로 도시의 길거리를 찍었기 때문.

구글은 축구공 모양의 `도데카(Dodeca)'라는 특수카메라를 이용해 360도 각도의11개 렌즈로 여러 장의 사진을 찍어 3D 길거리 이미지를 구현할 수 있었다.

특히 1억 화소의 고화질로 촬영된 사진은 줌인 기능을 통해 길거리 구석구석의 모습까지 선명하게 제공한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스트리트뷰가 사생활을 침해하고 있다는 비판의 의견을 내놓고 있다.

스트리트뷰 사진 속에 이 지역 거주자의 집이 3D 이미지로 제공될 뿐 아니라 줌인기능을 통해 촬영 당시의 일부 건물 내부 모습까지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캘리포니아 오클랜드에 사는 마리 카린-케이시(Mary Kalin-Casey)는 집 주소를 스트리트뷰 검색창에 입력하자 자신이 살고 있는 아파트 2층 거실 창문을 통해 자신이 기르는 고양이의 모습이 나타나 경악을 금치 못했다. 서비스가 사생활 침해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었다.

마리는 "나중에는 내 책꽂이의 책까지 촬영하지 않겠느냐"며 "공적인 사진을 촬영하는 것과 사람들의 삶을 줌인해 엿보는 것의 경계가 분명하지 않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나아가 구글 스트리트뷰에는 스탠퍼드 대학 캠퍼스에 비키니 차림으로 일광욕을하는 두 여성의 사진이 찍혀 있는 것이 발견돼 미국 네티즌 사이에는 사생활 침해 논쟁이 뜨겁게 일기도 했다.

또 다른 사진에는 스트립댄스 전용 주점에서 막 나오는 남자나 포르노물을 파는서점으로 들어가는 남자가 찍혀 있기도 했다.

구글은 이와 관련, "회사는 스트리트뷰 서비스 시작 전에 사생활 침해 여부를 검토했다"며 "스트리트뷰는 공공장소에서 누구나 쉽게 볼 수 있는 이미지만 제공한다"고 해명했다.

이번 논란은 최근 구글이 개인화 검색 개발 계획을 공개하면서 사생활 침해 논란에 휩싸인 가운데 재점화된 것이어서 쉽게 가라앉지는 않을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구글 스트리트뷰는 지난달 25일(현지시간)부터 뉴욕, 샌프란시스코, 라이베이거스, 덴버, 뉴욕, 마이애미 등 5개 미국 도시의 3D 이미지를 제공하기 시작했다.

이용자는 이 도시 모든 거리를 활보하듯이 입체로 볼 수 있고 360도 각도의 시야를 확보할 수 있다.

한편 이 회사는 앞으로 미국의 다른 35개 도시뿐만 아니라 유럽, 멕시코, 남아프리카, 아시아 등에도 스트리트뷰를 구축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저작권자 © 스포츠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