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올 주요사업 추진"
한국일보 기획 '이건 어때요? 시민의 아이디어가 세상을 바꾼다' 첫 결실 맺는다

한국일보와 희망제작소, 행정자치부의 공동기획 '이건 어때요? 시민의 아이디어가 세상을 바꾼다'가 처음 제안한 '수수료 선(先) 공지' 아이디어가 금융계의 호응으로 결실을 맺어가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12일 "현금인출기(ATM)로 돈을 찾을 때 수수료를 선 공지하자는 한국일보의 제안(3월13일자 1면)을 올해 주요 사업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금감원은 최근 희망제작소에 보낸 공문에서 "제안 내용을 참고해 ATM 이용 때 금융소비자의 권익이 증대될 수 있도록 시중은행과 협의해 개선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금감원은 이를 위해 올해 상반기 중 시중은행, 시민단체, 감독기관이 모여 'ATM 수수료 선 공지 TF팀'을 구성할 계획이다.

이진 선임조사역은 "수수료 선 공지 아이디어는 매우 합리적이고 타당한 제안으로 판단된다"며 "상반기 중 모든 시중은행과 은행연합회 책임자를 한 자리에 모아 공론화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금감원은 최근 18개 시중은행을 상대로 수수료 선 공지 필요성과 모임 계획을 공지했으며, 희망제작소에도 소비자 입장에서 문제점과 대안을 제시해 줄 것을 당부했다.

시중은행도 수수료 선 공지 도입에 적극적이다.

하나은행은 "한국일보와 희망제작소의 제안을 받아들여 수수료 사전공지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대로 자행카드에 즉시 적용할 방침"이라며 "시스템 변경 절차가 간단하기 때문에 내달 중 전국의 모든 ATM에서 수수료 사전 공지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타행카드에 적용하는 문제도 긍정적으로 검토되고 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타행 고객은 신용등급에 따라 차등 수수료율이 매겨지기 때문에 내부 고객정보를 교환해야 한다"며 "다른 은행과 어느 선까지 정보를 주고 받을 수 있는지 신중한 논의가 필요하며 금융결제원의 적극적인 지원도 요구된다"고 말했다.

금융결제원은 이에 대해 "은행들과 협의해 이른 시간 내 수수료 선 공지 도입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아이디어를 처음 제안한 김형주(26ㆍ가톨릭대 3학년)씨는 "이렇게 빨리 실현될 줄은 몰랐다"며 "작은 아이디어도 함께 나누면 큰 힘이 된다는 걸 깨달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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