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 밀반입 수법 '기상천외'… 화장품·지갑 등에 교묘히 감춰 혀 내둘러

연말연시를 맞아 해외 여행객이 급증하면서 마약 밀반입의 위험이 높아지는 시기다. 최근 들어 마약을 몰래 숨겨 오는 수법들이 갈수록 교묘해지고 있어 세관 직원들의 혀를 내두르게 하고 있다.

과거엔 신체의 은밀한 부분에 숨겨 들어오는 게 보통이었지만, 요즘엔'휴대품'을 주로 이용한다. 화장품·만년필·지갑 등 신변용품은 '의심'의 눈초리를 쉽게 피할 수 있기 때문에 은닉도구로 자주 사용되고 있다.

이중 지갑은 신용카드가 들어갈 수 있도록 만들어진 주머니에 소량으로 밀봉한 마약을 숨길 수 있어 마약 은닉을 위해 가장 많이 '활용'되고 있다. 겉으로 보기엔 신용카드가 꽂혀 있는 것 같지만, 카드를 뽑으면 안쪽 깊은 곳에 소량의 마약을 넣는 것이다.

기상천외한 수법은 이 뿐만이 아니다. 커피·곡물 등 분말 속에 섞어 들여오거나, 샴푸통의 내용물을 비우고 그 안에 마약을 채우기도 한다. 비누 속을 파낸 뒤 마약을 채우거나, 만년필 안에 숨겨 들여온 사례도 있다.

심지어 콘돔에 마약을 넣어 항문이나 생식기 안에 넣거나, 성기 아래 부분에 직접 차고 국내로 밀반입 하려다 세관 당국에 덜미를 잡힌 엽기적인 경우도 있다.

시대 흐름에 발 맞추듯, 국제우편과 택배 서비스를 이용한 방법도 늘고 있는 추세이며 마약전과가 없는 여행자를 통해 세관의 검색을 피하는 경우도 심심찮게 적발되고 있다.

실제 지난 6월엔 지갑, 호주머니 등 신변용품에 6,000만원 상당의 마약을 은닉한 채 인천공항을 빠져나가려는 마약 밀수범 3명이 연이어 적발됐다. 또 필로폰을 밀반입하려던 한 여행객은 포커용 카드 2장 사이에 밀봉한 마약을 넣고 접착제로 붙여 지갑 속에 숨겼다가 발각됐다.

8월에는 한 여행객의 여성용 화장품에서 마약이 발견돼 세관 직원들을 놀라게 했다. 언뜻 보기에는 일반 화장품과 다를 바 없었지만 내용물을 확인해본 결과 병 속에는 마약 종류의 하나인 메스암페타민(필로폰, 일명 히로뽕) 76g이 들어 있었다.

이 여행객은 마약을 콘돔에 넣은 뒤 병 아래쪽에 위치하게 하고, 흔들리지 않도록 주위의 빈 공간을 휴지·밀랍 등으로 채웠다. 그리고 나서 다시 그 위해 로션을 주입, 교묘하게 일반 화장품으로 위장한 것이었다.

선물용 케이스도 빈번히 쓰인다. 얼마 전 마약밀수 혐의로 구속된 한 피의자는 당시'손자병법'책자를 포장한 나무상자의 내피 밑바닥에 비닐로 여러 번 감아 본드로 붙여 필로폰을 숨기기도 했다.

인천공항세관 마약조사 담당자는 "은닉 수법이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교묘해지다 보니 검사에 세심한 신경을 쓰고 있다"면서 "마약은 개인을 황폐화시키는 것은 물론 사회까지도 좀먹는다는 점에서 거래를 강력히 차단하고 단속과 감시를 더욱 철저히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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