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떴다 오빠, 신비주의는 없다"
전방위 활동으로 물량공세 '친근 전략'
현지 활동 없이 "양보다 질적 교감"

12,13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슈퍼주니어의 월드투어 '슈퍼쇼4'. 시야제한석까지 판매된 이 공연은 2일간 11만 명의 현지 팬을 불러 모았다. 일본 정식 데뷔는 커녕 현지 활동이나 프로모션조차 열지 않았던 이들로선 일대 사건으로 기록될 일이다. 오로지 입소문만으로 관성적으로 반복된 한류의 공식을 깨뜨린 셈이다.

이들의 전략은 오랜 체류를 통한 철저한 현지화 전략을 사용한 초창기 동방신기나 보아와 다르고 친근함으로 건강한 매력을 발산하면서 유창한 일어를 구사한 카라와도 다르다. 변칙적이지만 강하고 낯설지만 신선하다. 일본 진출의 새로운 모델을 제시한 슈퍼주니어의 오늘을 짚어봤다.

# 신비주의는 없다

초창기 한류스타에게 신비주의는 없어선 안 되는 전략이었다. 간간이 작품을 통해서 갖춰진 모습만 귀하게 보여야 스타성이 유지되던 시절이 있었다. 팬들과 술래잡기 하듯 꽁꽁 숨었고 일상적인 모습은 기대하기 어려웠다. 배용준을 비롯한 배우들이 그랬고 비ㆍ세븐을 비롯한 가수들도 큰 틀에서 벗어나지 않았다.

슈퍼주니어는 다르다. 12인조로 출발한 대형 그룹답게 전방위 활동으로 물량공세를 펼쳤다. 공식 그룹 활동 외에 유닛으로 쪼개서 활동한 것은 기본이었다.

각 멤버마다 드라마ㆍ영화ㆍ뮤지컬ㆍ라디오ㆍ예능프로그램 등에 출연하며 인지도를 높였다. 대한해협을 건너 일본 팬들에게 흔하디 흔한(?) 슈퍼주니어의 모습은 기존 한류스타에게서 볼 수 없었던 친근함과 편안함이 있었다.

리더 이특은 "예전 한류스타는 신비주의를 보이거나 카리스마가 있는 한정된 모습이었다"면서 "그 틀에서 벗어나 친근한 모습으로 다가가려는 모습을 좋게 봐주신 것 같다"고 말했다.

# 현지 체류는 없다

보아와 동방신기는 2000년대 초반 일본에서 장기간 체류하며 현지화 전략을 펼쳤다. 신인가수의 대우를 받으며 천천히 단계를 밟고 올라섰다. 현지 문화를 익히고 일어 습득을 위해 부단한 노력을 아끼지 않았다.

그런 면에서 슈퍼주니어는 최근 인터넷ㆍ통신 발달의 수혜자다. 일어가 부족하고 문화 이해가 떨어져도 이들에게 일본 활동에 있어 큰 지장은 없다. 일본 현지 활동 없이 유튜브나 관련 사이트를 통해 활동 대부분을 실시간으로 알릴 수 있다.

여기에 SNS는 이들의 강력한 무기가 됐다. 200만 팔로워를 보유한 시원을 비롯해 이들 멤버는 초창기부터 트위터와 페이스북을 통해 팬들과 소통하는데 공을 들였다. 15일 기준 멤버들의 트위터 팔로워 합계만 약 1080만 명에 달하고 100만 이상의 팔로워를 보유한 멤버만 5명(시원 동해 이특 희철 예성)이다. 국내외 그룹 가운데 SNS를 통한 팬들과의 소통에 가장 적극적인 이들은 현지 체류 없이도 효율적으로 스스로를 알리고 있다.

한 관계자는 "슈퍼주니어는 SNS를 활용해 현지 활동을 벌인 것 이상으로 팬들과 밀접해졌다"면서 "양 보다 질적으로 팬들과 교감하는 내용을 주로 담아내며 팬들의 관심을 끌어내고 있다"고 말했다.

# 변칙은 계속된다

슈퍼주니어의 일본 활동은 정공법은 아니다. 중국어권에 특화된 그룹 특성을 유지하면서 일본 시장을 안고 가야 하는 어쩔 수 없는 선택으로 보인다. 그룹 전체 보다 멤버나 유닛으로 시차를 두고 활동을 지속하고 있다.

하지만 불가피했던 이들의 활동 패턴은 어느새 안정권에 들어섰다. 지난해 유닛 KRY가 2010년부터 공연을 열어 2만 명 이상을 동원했다. 지난 4월 동해와 은혁이 발표한 싱글 '떴다 오빠'도 오리콘 주간 차트 2위에 올랐다. 일부 멤버들의 뮤지컬 공연이 일본 공연을 예정돼 있기도 하다.

여기에 비정기적이지만 소속사 가수들의 합동 공연인 'SM타운'에 참여하고 있다. 지난해부터는 거르지 않고 싱글을 발매하며 일본 팬들에게 꾸준히 얼굴을 내비치고 있다.

이특은 "우리만의 활동 방식이 생겼다고 본다"면서 "일본에서 유닛 위주의 활동이 보다 강화될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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