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취학 아동부터 80세 할머니까지 눈길
일본서 가수로 발돋움… 작품 컴백도

보이는 것이 전부는 아니라고 했던가?

배우로서 활동이 뜸했던 박해진이 국내 팬들에게 생소한 이름인 가수로 또 다른 모습으로 입지를 넓히고 있었다.

박해진은 24일 오후 6시 30분부터 약 2시간 30분에 걸쳐 일본 오사카 NHK홀에서 두 번째 싱글 발매 기념 콘서트 '재팬 투어 2012 제스트(ZEST)'를 열었다.

검정색 코트에 푸른색 밸벳이 덧대진 의상으로 흡사 어린왕자 같았던 박해진은 빨간 가죽재킷, 은색 반짝이 '자체발광' 상의, 검정색 민소매 티셔츠 등 다채로운 모습으로 무대에 섰다. 데뷔 앨범 수록곡 '운명의 수레바퀴' '휴루리 휴루리'를 비롯해 이번 싱글 타이틀곡 '포 유(For You)'와 일본어 버전으로 개사한 중국 드라마 '첸더더의 결혼이야기' OST인 '그 말만 하지마' 등 총 7곡을 소화했다.

박해진뿐 아니라 이날 콘서트는 특별한 의미를 갖는 사람들로 풍성했다. '박해진 재팬 투어 2012 ZEST'에서 만난 또 다른 사람들을 모았다.

○…콘서트 프로듀서가 가수 루이! 박해진은 이날 콘서트에서 MBC 드라마 '에덴의 동쪽' OST인 '운명을 거슬러'를 불렀다. "혼자 부르기에는 벅차서 두 명의 게스트를 모셨다"는 박해진의 말에 보컬트레이너 고덕주와 앨범 및 콘서트 프로듀서 남경호 이사가 등장했다. 보컬트레이너의 노래 실력은 짐작이 가는 바. '남 이사'의 수준급 가창력에 1,500명 관객은 환호했다. "제가 사실은 박해진의 한참 선배죠. 10년 전 가수로 데뷔한 루이입니다. 해진이가 꼭 만화 속에서 나온 캐릭터 같아 옆에 서있기도 자존심이 상하네요.(웃음)"

○…이게 누구야? 10년 전 고수와 하지원! 남 이사의 감춰진 이력만큼 반가웠던 건 그의 노래 '루(淚)' 뮤직비디오에 출연한 배우 고수와 하지원이었다. 두 사람은 1985년 일본항공 123편 추락사고를 바탕으로 한 뮤직비디오에서 호흡을 맞췄다.

고수는 장발 헤어스타일로 순박한 청년의 이미지를 보여줬다. 하지원은 카리스마 있는 현재 모습과 달리 여리고 여성스러운 모습을 뽐냈다.

○…선생님 말씀보다 해진오빠 노래 들으러 왔어요! 이날 콘서트 장을 찾은 관객 중 가장 나이가 어린 팬은 7세. 사실상 팬이라기보다 엄마 손을 잡고 '잘생긴 오빠'를 보러 온 정도였다. 현장 안내요원은 이날 스포츠한국에 "미취학 아동도 동반하는 부모님이 있다면 관람을 할 수 있다"며 "박해진 뿐 아니라 한류 배우나 가수들을 좋아하는 어린 친구들은 부모님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고 설명했다.

박해진은 이날 콘서트 말미에 준비한 선물증정 시간에 마지막 남은 흰 곰 인형을 어린 여자아이에게 건넸다. '엄마 따라왔다가 오빠에 빠졌다'는 우스갯소리가 나오는 듯하다.

○…몸도 못 가눈다고? 마음만은 청춘! 뭣 모르는 미취학 아동이 있다면 제대로 아는 '꽃노년'도 종종 눈에 띄었다. 비록 콘서트 장을 빠져나가기까지 계단 한 걸음을 오르기가 힘겨운 체력이지만 마음만은 청춘이었다. 7세가 최연소라면 80세가 최장수 팬이었다. 박해진의 소속사 더블유엠컴퍼니의 한 관계자는 이날 콘서트가 끝난 후 "일본 팬들은 국내와 비교해 연령대가 높은 편이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박해진의 경우 주말극 인기로 일본 내 첫 입지를 다졌다"며 "지난해 콘서트를 가졌을 때도 굉장히 다양한 연령대의 팬들이 현장을 찾아 놀랐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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