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유 앨범 사는 '삼촌 팬'…
떠들썩한 환호·홍보는 없지만 일상에 자연스럽게 스며들어

걸그룹 소녀시대의 '런 데빌 런' 뮤직비디오가 일본 오사카 신사이바시 쓰타야 매장 한 편에 마련된 'K-POP 코너'에서 손님들의 시선을 끌었다.
K-POP이 아시아를 넘어 유럽과 남미까지 강타했다. 한류열풍의 본거지인 일본에서는 이제 색다른 광경이 펼쳐지고 있다. 오사카의 한류는 생활 속에 젖어있었다.

오사카는 한류의 메카인 도쿄와 달랐다.

소녀시대 카라 동방신기 등 국내 아이돌그룹 포스터가 붙은 편의점이나 화장품 숍은 찾기 힘들었다. 국내 걸그룹의 포스터가 걸린 대형 백화점도 없었다. 남미와 유럽의 팬들을 떠올리면 오사카는 조용했다.

25일 오후 오사카의 최대 번화가인 신사이바시와 도톤버리를 갔다. 중심에 위치한 쓰타야(TSUTAYA)를 찾기 위해서다. 쓰타야는 일본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DVD 음반 서적 대여 및 판매 업체다.

차분한 외부와 달리 쓰타야 안에는 K-POP 열풍의 새로운 광경이 펼쳐지고 있었다. 떠들썩한 홍보는 없었지만 일본 사람들의 일상에 스며든 자연스러운 모습이었다.

배우 박해진의 팬인 아내를 따라 걸그룹 카라의 팬이 된 겐타 씨가 오사카 신사이바시 쓰타야 매장의 'K-POP 뉴 릴리즈' 코너에서 가수 아이유의 데뷔 앨범을 찾고 있다.
K-POP 코너는 지하 1층부터 지상 3층까지 각 층마다 마련됐다. 카라와 SM타운 단독 부스는 2층 카운터 앞에 설치됐다. 엠블랙 씨엔블루 티아라 등의 앨범이 놓인 'K-POP 뉴 릴리즈(신보)' 코너는 에스컬레이터 앞을 차지했다. 그룹 JYJ와 가수 아이유의 앨범 입고 소식이 적힌 게시판도 있었다. 가장 먼저 발걸음이 닿는 곳 마다 K-POP을 만날 수 있었다.

K-POP을 즐기는 저변도 늘어난 모습이었다. 쓰타야 'K-POP' 코너에서 만난 사람들은 대부분 30대 장년층들이었다. 겐타 씨(38)는 스포츠한국에 "카라의 모든 앨범을 가지고 있는 팬"이라고 자신을 소개했다. 그는 "아내는 한국 드라마를 보고 나는 K-POP을 듣는다"고 말했다. 이날은 3월 일본 시장에 진출할 아이유의 앨범 때문에 들렀다. 국내에서 '삼촌 팬'이라 불리는 이들과 다르지 않았다.

오사카가 재일교포 최대 거주지라는 점도 이러한 풍경에 한 몫 했다. 오사카에서 5년 째 살고 있는 한국인 여성 조효은 씨는 이날 스포츠한국에 "친근한 것에 끌려 한국 노래나 드라마를 받아들이는 성향이 있다"며 "오사카에서 콘서트를 열어도 타 도시의 것보다 반응이 더 차분하다"고 설명했다.

오사카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국내 가수들의 콘서트가 이어지고 있다. 슈퍼주니어와 샤이니 YG패밀리가 교세라돔 오사카성 홀 등에서 수 십만 관객과 만났다. '한류 프렌들리' 분위기와 가수들의 적극적인 공략으로 오사카는 제2의 한류도시로 자리매김 중이다.

배우 장근석 김하늘 주연의 영화 '너는 펫' OST 앨범이 'K-POP 뉴 릴리즈(신보)' 코너를 장식하고 있다.
SM엔터테인먼트의 소속 가수들이 참여한 'SM TOWN' 앨범이 일본 오사카 신사이바시에 위치한 쓰타야 매장 카운터 앞 단독부스에 마련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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