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알리가 일명 '조두순 사건'의 피해자 나영이(가명)를 위로하는 곡을 앨범에 담았다가 논란에 휩싸이자 공식 사과했다. 노래 '나영이'는 폐기처분 된다.

알리 소속사 트로피엔터테인먼트는 14일 오후 보도자료를 통해 "현재 온라인 음원 사이트를 통해 서비스되고 있는 '나영이'는 15일부로 삭제할 것이다"면서 "이미 유통된 오프라인 앨범 역시 전량 수거 및 폐기처분 할 것"이라고 밝혔다.

알리는 13일 첫 정규앨범 '소울-리(SOUL-RI: 영혼이 있는 마을)'를 발표했다. 이 앨범 수록곡 가운데 알리가 작사ㆍ작곡한 '나영이'는 '조두순 사건'을 모티프로 했다. 알리는 나영이를 위로하는 마음으로 이 곡을 썼으나 일부 네티즌은 그가 자극적이고 부적절한 표현을 가사로 담아 2차 가해를 했다고 주장해 파문이 일었다.

문제가 된 노랫말은 '어린 여자아이의 젖은 눈 사이로 흘러나오는 회색 빛깔 / 청춘을 버린 채 몸 팔아 영 팔아 빼앗겨버린 불쌍한 너의 인생아' 부분이다. 여기에 '어지러운 세상 그 속에서 따뜻한 찬란한 그 사랑을 바랄 때 / 캔 유 필(Can you feel) 느낄 수 있을까 / 더럽혀진 마음 그 안에서 진실한 순결한 그 사랑을 원할 때'라는 부분도 듣기 불편하다는 반응이 많았다. 소셜테이너 김여진은 트위터를 통해 "제목부터 바꾸길. 위로는커녕 기본적인 예의조차 아니다"고 일갈했다.

알리는 이번 논란과 관련해 소속사를 통해 "먼저 나영이와 나영이 부모님께 진심으로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면서 "의도가 어떠했든 이번 일로 인해 다시 한 번 아픈 상처를 되새겼을 것에 정말 가슴이 아프고 죄송한 마음뿐"이라고 사과했다. 이어 "'나영이'는 앨범을 준비하면서 가장 애착이 가고 소중했지만 가장 조심스럽기도 했던 곡"이라며 "드러나지 않는 사회의 어두운 면을 노래로 담아 나영이에게 자신을 믿고 희망을 잃지 말라는 메시지를 전하고 싶었다"고 해명했다.

알리는 "많은 분이 질책해주신 부분 중 '청춘을 버린 채 몸 팔아 영 팔아 빼앗겨버린 불쌍한 너의 인생아'라는 가사는 피해자가 아닌 가해자의 파렴치한 인격을 비판한 것이었다"며 "정확한 가사의 의미를 전달하지 못했다는 점은 전적으로 노래를 만든 제 과오"라고 말했다.

알리는 "하지만 저의 진심은 피해자를 생각하고 쓴 것은 절대 아님을 알아주시길 정중히 부탁 드린다"면서 "나영이와 나영이 부모님 그리고 저와 제 음악을 사랑해주시는 모든 분께 젊은 가수의 치기 어린 행동으로 혼란을 야기시킨 점 다시 한 번 진심으로 머리 숙여 사죄 말씀을 드린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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