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첫 한국어 정규 앨범 '인 헤븐' 낸 JYJ
공연해야 하는데 곡이 없어 만들어둔 것 수록
두 차례나 발매 무산… "앨범 나온 게 어디야"

그룹 JYJ가 첫 한국어 앨범 을 들고 컴백했다.

이번 앨범은 발매 전 30만장의 선주문을 기록했다. 발매 후에는 앨범 차트 정상을 놓치지 않았다. 내심 올해 최고 앨범 판매량을 기대하고 있다.

화제성만큼 잡음도 들린다. 수록곡 가사 내용을 놓고 방송사와 날을 세웠다. 신보가 나왔지만 TV에서 이들이 노래를 부르는 모습을 볼 수 없다는 팬들의 불만도 높다.

논란의 중심에 선 김재중 김준수 박유천 등 세 멤버. 정작 이들은 담담하게 상황을 받아들였다. "앨범을 낼 수 있는 것 만으로 감사한다"는 이들의 소회는 빈말로 들리지 않았다.

이 앨범은 외부 압력으로 두 차례나 발매 자체가 무산됐다. 세상의 빛을 보지 못하고 사장될 위기에 처했던 앨범을 구해낸 것은 팬들의 열정이었다. 멤버들은 이번 결과물을 팬들에게 '선물'하고 싶다고 했다.

(왼쪽부터)준수, 재중, 유천
멤버들은 주저없이 자작곡으로 채워진 이 앨범을 '팬들의 것'이라고 했다. 팬들의 응원을 알기에 멤버들은 현재에 안주할 수 없다고 했다. 또 한번 넓은 세상을 향한다. 스페인과 독일 등 유럽에서 공연을 열고 팬들과 호흡할 계획이다.

또 한번 거친 파도를 넘어 새 앨범을 낸 JYJ 멤버들과 가을의 정취가 한창인 서울 정동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 앗! 이런 속사정이… 고백·폭로 직접 들어보니

▲앨범을 낸 소감은?

재중=팬들이 기다려주시고 우리에게 용기를 줘서 낼 수 있는 앨범이다. 우리 것이 아니다. 팬들에게 주는 자그마한 결과물이다. 선물이 됐으면 좋겠다. 앞으로도 포기하지 않고 해 나가겠다는 우리의 다짐을 팬들이 앨범으로 받았으면 좋겠다.

준수=이번 앨범은 정규 1집의 성격이다. 2년 만에 나왔다는 게 아이러니다. 다음 앨범을 낼 수 있다는 의지를 보여주고 싶었다.

▲아이돌로 출발해 앨범 대부분을 자작곡으로 채울 정도로 음악적인 성장을 했다.

재중=싱어송라이터가 되기 위해 자작곡을 넣기 위해 노력했다고 말씀 드리기는 어렵다. 가슴 아픈 이야기다. 피치 못하게 만들었던 곡들이 이 앨범이 들어갔다. 공연은 해야 하는데 곡이 없었다. 130곡이 넘는 우리 노래가 있지만 공연에 쓸 수 있는 곡이 없었다. 공연을 위해 만들었던 노래가 이번 앨범이 들어갔다.

▲전화위복인 셈이다.

준수=그렇게 생각한다. 성장할 수 있는 기회가 됐다. 예전에는 밑그림이 있으면 색칠만 했는데 밑그림부터 그리기 힘들었다. 결과물을 봤을 때 성취감이 크더라. 서로의 믿음이 있기 때문에 가능했다. 두 멤버의 능력을 믿기 때문에 감히 시도할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공부가 됐고 다음 앨범에 대한 자신도 생겼다.

▲성취감이 높은 앨범이라 방송 무대에 더욱 서고 싶을 것 같다.

재중=방송하고 싶습니다. 도와주세요.

준수=나 이 해외 프로그램 같은 느낌이다. 거리감이 느껴진다.

재중=새 앨범이 나왔으니 방송에 출연하지 못한다고 해도 순위에는 올라가지 않나? (그럴 것이라고 답하자 안도하듯) 순위에 올라가는 것만으로 감사하죠.

준수=앨범 발매 된 게 어디야 라는 생각이 든다.

재중=세상이 나오지 못할 뻔했다. 원래 여름에 발매될 앨범이었다. 어떤 이유에선지 두 차례나 유통사가 제작을 마친 앨범을 못 내게 됐다고 통보했다.

준수=사장될 뻔 했다. 그래서 나온 것만으로 행복하다.

▲수록곡을 소개해달라.

재중=은 유천이랑 2시간 만에 상상의 곡이다. 나쁜 친구와 여자의 노래를 써보자 해서 심의를 고려해서 최대한 야하지 않게 쓴 곡이다.(웃음) 은 보낸 사람에 대한 그리움을 사랑 얘기로 돌려서 썼다. 남은 사람은 현실 속에 떠난 사람이 남아 있다고 착각 속에 산다는 이야기다. 대중적으로 가되 JYJ의 색깔을 잃지 않으려 했다.

▲유럽 투어도 예정됐다.

재중=예전부터 러브콜이 있었다. 일정이 맞지 않아서 진행을 못했는데 이번에 기회가 닿았다. 준비가 까다롭더라. 병원에 경찰서로 각종 서류를 준비해야 했다.

준수=멤버 모두 스페인은 처음이다. 3000석 규모인데 예매 첫날 80% 이상이 팔렸다고 들었다. 미주 공연을 하면서 배운 점이 많다. 다른 길이 보이는 것 같았다. 유럽투어를 다녀오면 다른 것들을 배우고 경험할 수 있을 것 같다.

유천=남미 공연도 제안은 있지만 치안 문제가 걸려서 진행을 못하고 있다. 다른 팀들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연기 활동도 활발하다.

유천=연기 욕심은 예전부터 있었는데 기회가 없었다. 두 번째 작품(미스 리플리)을 하니까 여유가 생겼다. 해보고 싶은 역도 있고 욕심도 자연스럽게 생겼다. 일반 대중과 만날 수 있어 음악과 다른 매력이 있다.

재중=연기에 욕심은 없었다. 를 마치면서 예전 작품을 함께 했던 배우와스태프에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마음에 우러나지 않는 대사 읽기를 한 건 아닌가 싶었다. 그래서 잘하지도 못했다. 이번에 새로운 세계를 경험했다. 아버지가 연기를 하는데 계기를 만들어 주셨다. 준수도 유천이도 연기하는데 너는 왜 하지 않냐고 하셨다. 두 번이나 쓰러지실 정도로 많이 편찮으셨는데 그런 말씀을 해주셔서 마음을 먹었다. 아버지께 감사드리고 싶다.

준수=를 통해 카메라 앞에서 처음으로 연기를 했다. 뮤지컬과 확실히 다르더라. 연기하면서 알아가는 과정이었다. 아직은 거기까지다. 음악이나 뮤지컬을 좀 더 다지고 싶다.

▲팬들을 볼 때 가장 뭉클할 때는 언제인가?

유천=팬 미팅에서 그간 JYJ 결성한 뒤 모습을 담은 영상을 봤을 때 감동을 받았다.

재중=(드라마) 촬영할 때 팬들이 출장 뷔페로 응원을 왔을 때 앞으로 활동에 대해 묻더라. 잘 모르겠고 이상적으로 목표하고 있다고 답했더니 팬이 울기 시작하더라. 진심으로 아들같이 가족같이 생각하고 있구나 느껴졌다.

준수=어느 나라를 가든 공연할 때 자리를 채워주는 팬을 보면 혼자가 아니구나 싶다. 힘든 일이 있어도 그 분들 때문이라도 안주하지 말고 포기하지 말고 다시 한번 일어서자는 마음이 생긴다. (준수가 선창) JYJ. (멤버 모두)파이팅.

▲활동이 자유롭지 못하다. 바람이 있다면.

준수=국내에서도 가수로 잘 활동하고 싶다. 한국인인데 자국에서 선보일 기회가 없다는 것이 슬프다. 예전이야 (신곡이) 1위가 되고 (연말에) 대상을 받는 것이 중요했다면 이제 그렇지 않다. 그런 것들을 넘보면서 얘기하고 싶지 않다. 공평하게 주어진 무대에서 활동하고 싶다. 기회가 주어지지 않으니까 그런 게 답답하다. 더 똘똘 뭉쳐서 개선이 되도록 노력할 거고 꿈틀거리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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