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꾸라지' 기획사 대표가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대는 17일 여고생인 가수 지망생을 성폭행하고 나체사진을 찍은 기획사 대표 L씨(30)를 아동청소년의성보호에관한법률 위반 등 혐의로 구속했다.

L씨는 지난해 4월부터 9월까지 가수 지망생 A양(18)에게 '스폰서에게 줄 성관계 장면이 필요하다' '이탈 방지용 나체 사진을 찍어야 한다'며 강요해 5차례에 걸쳐 성폭행하고 나체 사진 등을 찍은 혐의를 받고 있다. L씨는 지난 2007년 9월부터 지난해 9월까지 배우 지망생 B양(22)ㆍC양(24)을 같은 수법으로 성폭행하고 나체 사진 등을 촬영한 혐의도 받고 있다.

경찰 조사 결과 영세 기획사를 운영하는 L씨는 소속 연습생에게 '연예인을 하려면 성형수술비와 연습비 등이 필요하다'며 돈을 낼 수 없으면 스폰서를 구해야 한다고 강요한 것으로 드러났다. L씨는 "B양 등에게 스폰서와 관련, 충분한 설명를 한 뒤 합의 하에 성관계를 맺었다"며 성폭행 혐의를 부인했다고 경찰은 전했다. 하지만 B양은 "반 강제적으로 성관계를 맺었다"며 "가수 연습을 시켜주지 않은 것은 물론, 스폰서도 소개시켜 주지 않았다"고 말했다고 덧붙였다.

L씨의 대범한 범죄 수법도 지탄받아야 마땅하지만 이에 응한 지망생들의 잘못된 인식도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기획사 관계자들은 잊을만하면 나오는 연예인 지망생 상대 범죄에 고심하고 있다. 한 연예계 관계자는 "최근 오디션을 비롯해 공개적으로 연습생을 발굴해 훈련시키는 기획사가 늘어나고 있는 상황에 이 같은 비상식적인 범죄로 자칫 전체 연예 기획사가 좋지 않게 매도되지 않을까 걱정이다"고 말했다.

경찰은 압수한 L씨의 컴퓨터에서 그가 삭제한 10여 명의 나체사진과 (성관계) 동영상을 추가로 복원하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스포츠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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