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욱 미니앨범 '감성적 포유류' 발표… 솔직한 내모습 그대로가 좋아

그의 앨범에는 '오직 전국 제패'라고 적힌 소개 문구가 있다. 무슨 얘기냐고 물었더니 그는 "남자가 한 번 일을 시작했으니까 이름 석자를 남겨야죠. 음악 프로그램에서 무조건 1등 한번 해봐야지 않겠어요"라며 능청스럽게 웃는다.

평범하다 못해 순박해 보이는 이 남자의 이름은 김동욱. 그는 방송인 김제동의 고향으로 유명한 경북 영천에서 가수의 꿈을 가지고 상경했다. 서글서글한 외모와 함께 사투리 억양이 남아 있다. 눈을 깜박거리며 쑥스러운듯 자주 머리를 긁적였다. 그의 말은 어눌한 말투였지만 진심이 묻어났다.

그는 학창시절 음악과 거리가 멀었다. 제법 공부를 열심히 했다. 하지만 음악 쪽으로 쏠리는 마음을 주체하지 못했다. 데모 CD를 음반 기획사에 돌리며 가수의 꿈을 키웠다.

기획사 관계자들은 먼저 그의 음악을 들으면 외모에 실망한 눈치였고 외모를 먼저 보면 음악에 깜짝 놀라 다시 얼굴을 쳐다봤단다. 성형 수술을 하면 데뷔를 시켜주겠다는 신인에게 솔직한 제안도 있었다. 하지만 그는 두 번 생각할 것도 없이 고개를 가로 저었다.

"저는 외모를 바꿔서까지 가수가 되고 싶은 생각이 없었어요. 그냥 음악이 좋아서 시작한 일인데 그렇게까지 할 필요성을 못 느꼈어요. 언젠가 제 가능성을 알아주겠지 하는 막연한 자신감이 있었다고 할까요."

그가 최근 발표한 미니 앨범 는 지난해 1집 앨범에 비해 감성이 깊어진 것이 귀에 감지된다. 다소 특이한 '포유류'라는 앨범 명은 공연기획 PD의 말 때문에 붙여졌다. '무대에 올라가면 사자가 된다'는 얘기에 영감을 받아 정하게 됐다. 그가 포효하듯 토해내는 노래는 묵직하고 울림의 진폭이 크다.

타이틀 곡 는 이별 후 옛 연인의 생각으로 불면증에 시달리는 남자의 푸념과 다짐을 담은 노래다. 김동욱의 탁한 음색이 경쾌한 리듬과 잘 어울려 노래를 들을수록 중독되는 듯한 느낌이 든다.

그는 다양한 음악에 도전하며 경험을 쌓겠다고 했다. 그 중에는 밴드 음악을 꼭 해보고 싶다는 소망도 더했다. 무엇보다 김동욱은 자신만의 보컬 컬러를 가지고 오랫동안 무대에 서기를 원했다.

"제가 부르는 노래가 R&B인지 발라드인지 구별하는 것은 중요하지 않다고 봐요. 어떤 노래를 불러도 듣는 사람이 '이거 김동욱이 불렀구나' 하고 느낄 수 있도록 제 색깔을 담아서 부르고 싶어요."

저작권자 © 스포츠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