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싱글 '러브119' 온라인 인기 '케이윌'
깜짝 결별통보 상처… 멍든가슴 가사로
피처링 MC몽도 동병상련 진심 통했나

"내 청춘의 낙서장이죠."

앨범을 소개해달라는 질문에 한참을 생각하던 가수 케이윌이 떠올린 말이다. 그 한마디에는 쓸쓸함이 배어나왔다. 그는 최근 발표한 싱글 에서 지난해 자신을 아프게 했던 이별의 기억을 곱씹었다. '낙서'라는 단어를 입에 올린 것은 그만큼 정제되지 않은 '날 것'의 감정을 표현했다는 뜻이다.

"나중에 보면 내가 그때 정말 그랬나 싶은 얘기들이 있잖아요. 이번 노래를 부르면서 그랬어요. 다 잊은 줄 알았는데 노래를 부르면서 그 친구 생각이 불쑥 나더라고요."

케이윌에게 지난 1년은 상실의 시간이었다. 데뷔곡 으로 오랜 무명 생활을 벗어 던졌다. 하지만 공허한 마음이 그를 채웠다. 대중의 관심이 혹여 날아갈까 불안한 나날의 연속이었다.

신곡을 만드는 게 늦어지면서 조급증이 생겼고, 결국 병까지 얻었다. 이 와중에 사랑하는 친구를 잃었고, 연인과의 이별도 경험했다. 그를 가장 아프게 했던 것은 연인의 갑작스러운 결별 통보였다.

케이윌은 "누군가 좋아하면 '올인'하게 돼요. 이별 통보를 받을 때 충격이 컸어요. 일주일 동안 매일 2시간 밖에 못 잤어요. 몸무게도 8kg이나 빠졌죠"라고 말했다.

케이윌의 심경은 에 그대로 담겨 있다. '내 심장이 내 사랑이 멈출 것 같아도/ 나 지금 아파 열이나 숨도 못 쉬어/ 멍든 가슴은 니 이름만 외쳐/…/너를 못 보는 것보다 차라리 담배를 끊는 게 편해/다른 누구도 널 대신 할 수 없어' 등 헤어진 여자친구에 대한 아픔을 절절히 담고 있다.

이 노래의 랩 피처링에 참여했던 MC몽도 3년 된 연인과 이별한 사실이 최근 알려졌다. 의도하지는 않았지만 는 케이윌과 MC몽의 '이별가'로 세인의 주목을 받게 됐다. 케이윌은 자신의 노래인 것처럼 이번 싱글에 참여해준 MC몽에 대한 고마움을 전했다.

"형(MC몽)이 없었다면 이번 싱글은 아마 세상에 못나왔을 거예요. 형이 한번 도와주기 시작하면 끝을 보는 성격이에요. 작사도 해주시고 뮤직비디오에도 출연하셨죠. 형이 랩하는 부분이 많아서 거의 듀엣 곡이나 다름없어요."

두 남자의 진심이 담긴 덕분인지 에 대한 대중의 반응도 뜨겁다. 아직 한차례도 지상파 음악 프로그램이나 라디오에 출연하지 않았다.

하지만 이 노래는 멜론 도시락 싸이월드 소리바다 엠넷닷컴 등 온라인 음원 차트 10위권에 진입하는 이변을 낳았다. 이를 바라보는 케이윌의 마음도 남다르다. 지난 한해 동안 겪은 마음 고생 끝에 '유종의 미'를 거두는 것 같아 가슴이 벅차 오른다.

"너무 좋아서 잠을 다 설칠 정도죠. 생각해보면 지난 한해 동안 힘들고 괴로웠던 날을 잘 참고 견딘 덕분인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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