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보컬 웨일 영입… 멋진 '무기' 생겼어요
3집곡 벌써 유명세… 우리의 '절정' 담았죠

일렉트로닉 밴드 더블유(W)가 막강한 '무기'와 함께 돌아왔다.

배영준 김상훈 한재원으로 구성됐던 더블유는 여성 보컬 웨일을 영입해 더블유&웨일(W&Whale)로 재 탄생했다. 이들이 최근 발표한 3집 앨범 는 이들 말대로 '최선의' 그리고 '최고의' 조합을 유감없이 보여준 결과물이다.

팀에서 건반을 맡고 있는 한재원은 "팀원 모두가 악기를 연주하다 보니 전문적으로 노래를 맡을 사람이 필요하다고 고민하던 차에 '멋진 무기'가 생긴 것 같아요"라고 입을 열었다. 곁에서 있던 리더 배영준은 "기존에 보컬을 맡고 있던 김상훈 군이 드럼 베이스 기타에 보다 전념할 수 있는 여유를 갖게 된 점도 팀에 큰 도움이 되고 있어요"라고 거들었다.

이들의 새 앨범 수록곡 은 한 기업광고의 CM송으로 사용돼 유명세를 타고 있다. '이 노래를 부른 게 누구냐'는 질문이 포털 사이트에 줄을 이을 정도로 대대적인 TV 노출 효과를 실감하고 있다.

기존 멤버들은 2004년 4월 웨일과의 첫만남이었던 오디션을 기억해냈다. 웨일은 무성의한 듯 보이는 데모 CD에 다이안 슈어(Diane schuur)의 한 곡을 달랑 보내왔다. 방금 연습장에서 손으로 찢긴 종이 한 장에 연필로 '발견해 주십시오'라고 적힌 메시지가 아니었다면 CD를 들어보지도 않았을 것이라는 게 멤버들의 설명이다. 배영준은 "대단한 자신감이거나 자포자기의 심정. 둘 중 하나겠다 싶었죠. 하하"라고 당시를 떠올렸다. 웨일은 이어진 오디션에서 부끄러움이 유독 많아서 불을 끄고 를 부른 탓에 뒤늦게 장소에 나타난 배영준을 '누가 CD를 틀어놓았나' 하는 착각에 빠뜨렸단다.

그렇게 만난 이들은 등의 OST에서 발군의 호흡을 과시하더니 이번 3집 앨범을 통해 만개하기 시작했다. 맑고 청량한 듯하지만 묘한 끈적임이 입혀진 웨일은 보컬은 더블유의 만들어내는 전자음 리듬과 만나면서 신선한 화학작용을 일으킨다.

이들의 노래는 세련된 도시인의 일상을 그리는 듯하지만 이내 차디차고 쓸쓸한 감성을 풀어놓는다. 타이틀 곡 을 비롯해 등이 전자의 경우라면 는 후자에 속한다. 이번 앨범은 한국 100대 명반에 선정되며 더블유에 2006년 한국대중음악상을 안겨줬던 2집 와 마찬가지로 대중적인 사운드에 사회에 대한 은유적인 메시지를 적절히 담았다.

'현실에 타협할 수 없었던 위대한 패배자들의 Blues'(오빠가 돌아왔다) '끝이 뻔한 싸움 이 비열한 거리 주먹을 움켜 쥔 너는'(투 영 투 다이) 등의 가사는 듣는 이가 '혹시 촛불 시위?'하며 여러 번 곱씹어보도록 한다. 다카하시 신의 만화 와 동명의 노래를 수록하거나 고양이의 건방진(?) 심리를 다룬 도 이들의 재기발랄한 만화적 심상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무엇보다 이번 앨범은 한편의 추리소설을 보듯 치밀하게 짜여졌다는 것에 감탄사가 나온다. 히치콕의 영화에 등장한 관객의 집중을 끌어내는 일종의 속임수인 '맥거핀'을 3개 트랙에 배열했다. 맥거핀을 기점으로 수록곡의 분위기도 조금씩 변화하며 듣는 이들의 집중력을 상승시킨다. 2년 넘게 공을 들여 완성도를 높인 앨범인 만큼 활동을 앞둔 멤버들의 각오는 비장해 보였다.

"1집은 듣는 이들을 생각하지 않고 우리 스스로 즐겼다면 2집에는 기왕하는 거 많은 이들에게 알리고 싶어서 만들었죠. 이번 3집은 우리가 하는 절정이 아닌가 싶어요. 최고의 보컬리스트를 얻으면서 최선의 연주를 할 수 있었죠. 최종만 안되면 돼요.(웃음) 마스터링도 4번을 했어요. CD로 들어야 차이가 느껴지는 미세한 부분까지 신경을 썼다고 많은 사람들에게 생색을 내고 싶어요. 하하"(배영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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