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정환 등 가창력 재평가 '무대의 주연'으로 거듭나

▲전진
득음(得音)은 얼음물을 깨고 강물에 들어가 앉아서, 혹은 폭포를 맞아야만 할 수 있는 것이 아닌가 보다. 바쁜 방송 활동을 진행하는 속에서도 부단한 노력을 통해 발현될 수 있다.

불과 10년, 아니 5년 전 이들의 모습을 떠올려본다. '노래 못하는 가수'라는 컨셉트로 예능 프로그램을 점령한 신정환, '털기춤' '쇄골 댄스' 등 섹시댄스로 부각됐던 쥬얼리의 서인영, 10년 가까이 랩을 담당했던 신화의 전진과 앤디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그로부터 얼마 후. 이들은 시원한 가창력과 노련한 감정 표현으로 무대를 주름잡는 실력파 보컬(!)로 등극했다.

신정환은 거친 그룹만 3개다. 그룹 룰라, 신나고, 컨츄리 꼬꼬 등이다. 1994년 데뷔 해 15년에 빛나는 가수 경력이지만 정작 그가 가창력을 인정 받은 것은 최근의 일이다. 컨츄리 꼬꼬로 무대에 설 당시만 해도 메인 보컬 탁재훈과 달리 춤과 랩을 담당하는 '이야기꾼'으로 폄훼됐다.

최근 신정환은 자신이 MC를 맡고 있는 MBC 예능 프로그램 '라디오스타', KBS '불후의 명곡' 코너를 통해 고음의 맑은 목소리를 선보이며 '득음 가수'로 인정 받고 있다. 상전벽해의 사건이다. 각종 인터넷 검색창에 신정환의 이름을 넣으면 이름과 함께 '신정환의 노래'가 동시에 검색창에 오르며 가창력을 인정 받고 있을 정도다.

신정환의 득음의 비결은 많은 콘서트 경험과 노래 선곡에 있었다. 신정환의 측근은 "컨츄리 꼬꼬로 활동하던 시절 1년 이상 소극장 콘서트를 진행했다. 콘서트를 통해 매일 노래하기 때문에 그 기간 동안 가창력이 상승했다. 노래 선곡도 한 몫 했다. 고음의 미성(美聲)인 터라 그 목소리에 부합되는 곡을 선택한 것도 가창력을 빛내는 데 주요했다"고 설명했다.

▲신정환
서인영의 노래 솜씨는 지난 해 발표한 솔로 앨범으로 빛을 발했다. 솔로 앨범의 수록곡 등을 노래방에서 불러본 사람이라면 이 노래가 얼마나 풍부한 감성과 가창력이 필요한지 알 터이다.

서인영의 득음 비결은 잉카 콘서트와 승부욕에 있다. 서인영은 쥬얼리 4집 로 활동하던 시절 트럭을 개조해 전국 각지를 돌아다니는 콘서트에 참여했다. 열린 공간에서 노래하는 것은 밀폐된 공간보다 몇 배나 어렵다는 게 일반적인 분석이다. 이 과정에서 서인영의 가창력은 급속도로 발전했다.

솔로 앨범 작업 중 지인들의 독설(?)도 가창력 발전에 큰 몫을 담당했다. 서인영은 "홀로 녹음실에 박혀 계속 연습하고, 또 연습했다. 녹음된 음성 파일을 동생이나 주변 사람에 들려주며 날카로운 모니터링을 받았다. 상처를 받을 수록 승부욕이 강해졌다"고 말했다.

그룹 신화에서 랩과 댄스 등을 도맡아 했던 앤디와 전진 역시 일취월장한 가창력을 선보이고 있다. 더 이상 조연이 아닌 주연으로 사랑 받고 있다. 홀로 무대를 꾸며도 어느 누구에게 지지 않을 가창력도 갖추게 됐다.

최근 전진이 일본에서 2시간여 시간 동안 솔로 무대를 가진 것도 그 예다. 전진의 측근은 "첫 싱글을 발매하기 전 매일 노래방에 살다시피 했다. 홀로 무대를 리드해야 한다는 부담감에 매일 연습했고 덕분에 발전된 모습을 선보일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서인영
앤디는 녹음실 연습과 솔로에 대한 부담감이 득음의 비법이다. 앤디의 측근에 따르면 앤디는 타이틀 곡인 을 1,000번 이상 부르면 연습할 정도로 피와 땀을 쏟았다. 이 측근은 "싱글 작업임에도 불구하고 정규 앨범 뺨치는 녹음 시간을 들였다. 솔로 무대에 대한 부담감이 컸던 만큼 개별 노래 연습시간도 무척 길었다"고 말했다.

신은 어떤 이에게 천상의 목소리를 선사한다. 그럼에도 끊임없는 노력 끝에 빼어난 가창력을 갖게 되는 건 한 인간의 노력 덕분이다. 신정환은 최근 팬들로부터 '솔로 앨범을 발매하라'는 요구를 받고 있다. 오랜 시간 노력한 끝에 노래 실력을 갖게 된 이들이 어떤 음악 활동을 전개해 나갈 지 많은 이들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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