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 럼블피쉬 떠나 솔로로 데뷔…치마 차림에 나긋한 음색 '숙녀선언'

가수 최진이는 요즘 사진에 매료됐다. 어디를 가든 디카를 들고 다니고, 찍은 사진을 보정하는 재미에 푹 빠져 있다. 사진=이춘근기자 bestime@sportshankook.co.kr
어항을 뛰쳐나온 물고기가 새 봄 가요계를 힘차게 헤엄치고 있다. 그룹 럼블피쉬의 보컬로 활동했던 최진이가 그 주인공이다.

최진이는 최근 싱글 을 발표하고 그룹의 보컬이 아닌 솔로로 가수 활동을 시작했다. 최진이의 솔로 데뷔는 어느 정도 예정됐던 일이다. 최진이는 럼블피쉬에서 활동하며 등 밝고 힘찬 노래를 부르며 관계자들 사이에서 ‘솔로 데뷔 0순위’로 손꼽혀 왔기 때문이다.

최진이는 혼자 활동하게 된 것에 대한 허전함과 솔로 활동에 대한 기대감을 동시에 드러냈다. 최진이는 “럼블피쉬는 제게 집과 같은 존재에요. 제가 노래를 시작하고 계속 할 수 있도록 해 준 고마운 곳이죠. 마음의 고향이라고 할까요. 막상 혼자 무대에 선다고 생각하니 허전하네요”고 말했다. 집을 나온 것이냐고 에둘러 묻자, 최진이는 “그렇게 되는 건가요? ‘가출’ 보다는 ‘출가’라고 해주세요”라며 귀엽게 받아친다.

최진이가 솔로 활동을 위해 들고 나온 곡은 미디엄 템포의 이다. 럼블피쉬 활동 당시 우렁차고 씩씩했던 목소리를 기대하는 팬들이라면 약간 당황스러울 정도로 변화가 느껴진다. 귀를 간지럽히듯 간들어지는 음색이 귀를 의심하게 한다. 함께 수록된 발라드 곡 와 보사노바풍의 도 최진이가 들려준 변화의 몸부림을 느끼게 해준다. ‘여성스러움’을 최대한 끌어내려 한 흔적이 엿보이기 때문이다.

“럼블피쉬의 노래는 한번 들어도 힘이 불끈 솟는 노래잖아요. 기죽어서 움추린 사람에게 등을 팍팍 쳐주면서 기운 내라고 등 떠미는 노래죠. 이번에는 그런 색깔을 뺐어요. 조용히 나긋나긋하게 간지럼 태우듯이 노래해봤어요. 천방지축 ‘말괄량이’에서 수줍은 ‘요조 숙녀’가 됐다고 할까요.(웃음)”

최진이는 이번 노래를 위해 여러가지 변화를 줬다. 바지를 주로 입으며 중성적인 이미지를 풍겼던 무대 의상도 봄 처녀를 연상시키듯 화사한 파스텔 톤의 치마로 바뀌었다. 주먹을 불끈 쥐며 팬들에게 환호를 유도했던 무대 매너에도 변화를 줬다. 사뿐 사뿐 가녀린 동작으로 율동을 넣기도 했다. 변화가 쑥스러운 듯 멋쩍은 미소를 지었지만 싫은 내색은 아니다.

“제가 낼 수 있는 음색이 럼블피쉬의 노래 분위기처럼 강하고 힘찬 느낌으로 고정되는 게 싫었어요. 녹음을 하면서도 예전 버릇이 나와서 고생했죠.(웃음) 제 목소리로 다양한 느낌을 전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어요. 제 목소리 아닌 것 같다는 얘기가 제일 듣기 좋아요.”

저작권자 © 스포츠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