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승훈 日 진출후 공연마다 규모 2배씩 늘어

‘신(申)의 법칙’을 아시나요?

‘발라드 황제’ 신승훈이 ‘신(申)의 법칙’을 증명하며 한류의 새로운 흐름을 이끌고 있다.

‘신의 법칙’은 2004년 10월 일본 진출한 뒤 매 공연 마다 규모를 2배씩 늘리며 일본 팬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는 것을 가리킨다. 마치 반도체 메모리의 용량이 1년마다 2배씩 증가한다는 이론을 발표한 삼성전자의 황창규 사장의 이름을 딴 ‘황의 법칙’의 법칙을 패러디한 것이다.

신승훈은 20일 요코하마 아레나 공연을 마치고 대기실에서 기자들과 마주해 “일본에서도 요코하마 아레나에 오를 수 있는 가수는 10명이 채 안 된다고 들었다. 꼭 한번 서보고 싶었던 무대였다. 이번 아레나 공연이 시발점이 돼서 언젠가 (아레나) 투어를 하는 날이 왔으면 좋겠다”며 감격스러워 했다.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면 한국의 ‘발라드의 황제’ 신승훈의 일본에서의 시작은 미비했다. 신승훈은 2004년 10월, 2,500석 규모의 도쿄 시부야에 위치한 분카무라 오차드홀 무대에 섰다. 1991년 데뷔한 신승훈은 1집 140만장, 2집 160만장, 3집 170만장, 4집 160만장 등 5집 앨범까지 750만장이 넘겼다.

현재까지 앨범판매고 1,500만장을 넘긴 명실공히 한국을 대표하는 가수다. 이런 ‘발라드의 황제’에게 거창한 시작을 기대했던 한국 가요 관계자들은 신승훈이 일본에서 홀대를 받는다며 우려의 목소리를 전하기도 했다. 하지만 신승훈은 서두르지 않았다. 2005년 정규 앨범 1장과 싱글 2장을 내며 일본 팬과 만났다.

초반에는 음반 프로모션에 어려움도 겪었지만 ‘신승훈 표’ 발라드는 금새 입소문을 타고 일본 여심을 자극하기 시작했다.

신승훈은 지난 3년간의 일본 활동을 일일이 되짚으며 “2004년 오차드홀에서 처음 시작해서 국제포럼 공연(2005,2007)을 거쳐서 요코하마 아레나로 왔다는 것 자체가 대단한 일이다. 오로지 공연으로 승부하려고 했다. 그 결실을 본 것 같아 기분이 좋다”라고 말했다.

신승훈은 공연에 포인트를 두고 점차 많은 팬들과 만났다. 신승훈은 첫 공연 이후 11개월 만인 2005년 9월, 규모가 정확히 2배 늘어난 5,000석 규모의 도쿄 국제포럼를 팬으로 가득 채웠다. 그로부터 6개월 뒤에는 나고야와 오사카 그리고 도쿄를 도는 3개 도시 투어로 신승훈의 존재감을 일깨웠다.

총 5회의 공연 모두 매진을 기록하며 일본 최대 음반제작사인 에이벡스의 마음을 샀다. 특히 도쿄포럼 공연은 2회로 공연 회수를 늘렸지만 매진 사례는 여전했다. ‘신의 법칙’은 여전히 진행형이었던 셈이다.

규모를 키워도 공연 우선시되는 마음가짐은 변함이 없다. 번안곡이 아닌 일본어로 선보이는 첫 노래인 와 일본의 국민가요 를 레퍼토리에 삽입시킨 건 공연장을 찾은 일본 팬들에게 친근하게 다가가기 위함이었다.

신승훈은 에이벡스와 계약을 성사시키고 한국 인기 가수가 아닌 J-pop 유력 해외 아티스트로 가수 인생 2막을 시작했다. 계약 후 첫 공연 장소를 요코하마 아레나로 잡으면서 규모를 넘어 상징성까지 넘보게 됐다.

더욱이 이번 공연의 성공은 갖가지 장애물을 넘어서서 얻은 성과라 그 의미가 더욱 깊다. 공연 시간이 평일 이른 시간이었다는 점과 공연 장소가 도쿄 도심이 아닌 위성도시 요코하마였다는 한계를 보기 좋게 극복하고 1만2,000석을 모두 채웠다.

일본 내 공연시장에서도 신승훈의 흥행력에 이제 더 이상 의문부호를 붙이지 않게 됐다. 많은 이들이 한류의 거품과도 같은 인기를 지적하지만 신승훈에게는 말의 일이다. 그만큼 돌아오고 그만큼 밑바닥부터 다져왔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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