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집서 음악ㆍ창법ㆍ이미지까지 탈바꿈

'짠짜짜 짠짜짜 짠~'.

트로트 리듬에 귀가 번쩍 트인다. 여성 3인조 그룹 씨야(남규리ㆍ김연지ㆍ이보람)의 2집 수록곡 '너는 내 남자'는 조영수가 작곡한 트로트풍 노래. 간드러지게 꺾는 창법을 구사하지는 않았지만 이들이 부르는 '뽕짝 넘버'는 상큼하다.

음악ㆍ창법ㆍ외적인 이미지까지 싹 바꿨다. 1집에선 미디엄 템포 50%, 발라드 50%를 담았지만 2집에는 미디엄 템포곡과 발라드를 확 줄이고 트로트ㆍ댄스ㆍ레게 등 다양한 장르를 담았다.

엘가의 동명곡을 샘플링한 타이틀곡 '사랑의 인사'는 클래식선율이 인상적이며, 레게풍의 '결혼할까요', 트로트 리듬의 '너는 내 남자', 댄스곡인 '서머 드림(Summer Dream)'과 '더티 댄싱(Dirty Dancing)' 등 두꺼운 옷을 벗고 가벼워졌다.

창법도 예전처럼 울지 않는다. 때론 낯간지러운 귀여움으로, 때론 섹시한 음색으로 소화했다. 중성적인 이미지의 흰색ㆍ검정색 바지 대신 무지개떡 빛깔의 레이스가 달린 원피스를 입고 '베이비 돌(Baby Doll)로 탈바꿈했다. '사랑의 인사'를 부르며 왈츠풍의 춤도 춘다. 음악과 함께 스타일도 화사해졌다.

이 모든 것은 1집에 대한 반성의 결과물. 그러나 1집 당시 씨야는 '여자 SG워너비'란 꼬리표를 달고서 지난해 신인상을 휩쓸었고, 한국음악산업협회 집계에 따르면 불황 속에서도 음반 판매량이 10만 장에 육박하는 진기록을 세웠다.

"1집은 좋은 반응을 얻었고 노래도 트렌드를 주도했지만 가창력, 아티스트로 성장하기 위한 자질 등에서 스스로 부족한 점을 느꼈어요. 만족할 순 없죠. 1집이 성공했다고 축포를 터뜨리긴 애매해요. 2집 역시 저희를 검증하는 과도기죠."(김연지,이보람)

조용하고 성실한 이미지의 그룹이지만 의도하지 않은 구설(열애설, 가슴 노출 사고 등)에 마음 고생도 했다. 가요 프로그램 생방송 도중 백댄서가 쓰러졌지만 그대로 노래하는 모습에 네티즌의 악성 댓글이 쏟아져 눈물도 흘렸다.

"그날 유독 사운드와 조명이 강렬해 저희도 어지러울 정도였어요. 무대에선 전 몰랐어요. 끝나고 보람이가 울길래 사태를 알았죠. 그런데 '남규리 표정도 안 바뀌더라' '해체해라, 그만둬라'란 악성 댓글에 상처를 많이 받았어요."(남규리)

세 소녀는 일련의 경험들이 세상살이에 쓴 약이 됐다고 한다. 그러나 마음에 굳은살이 박여 단단해지기까지는 시간이 꽤 걸려 보인다. 아직은 '젊은 팔공'(1980년대 생)이기 때문이다. 나이답게 트렌드에도 민감하다. 남규리와 이보람은 닌텐도 '닌텐독스'로 강아지 두 마리씩을 키우는데 요즘 재미가 새록새록하다.

"집에 가는 차 안에서 눈썹 떼고, 집에선 옷 벗으면서 메이크업 지우고 바로 쓰러져요. 그 와중에 닌텐독스를 키우죠. 밥도 주고, 씻기기도 하고, 명령하면 진짜 앉아요. '쉬'를 하면 뒷발길질도 해요. 귀엽죠? 호호."(이보람)

"영화 '못 말리는 결혼' O.S.T에서 부른 '깊은 밤을 날아서'가 이문세 선배님의 노래란 걸 처음 알았어요. 그동안 조성모 씨가 부른 줄 알았거든요. 하하."(남규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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