핑클 키운 DSP서 데뷔 음반 낸 여성 4인조

경쾌하고 힘 있는 댄스곡 '브레이크 잇(Break It)'으로 최근 인기를 얻고 있는 4인조 여성 그룹 '카라(Kara). 박규리(19), 한승연(19), 김성희(18), 정니콜(16)로 구성돼 있다.

하지만 이들은 이 노래의 인기보다 다른 이유로 먼저 유명세를 탔다. 핑클을 배출한 연예기획사(DSP Ent)가 핑클에 이어 처음으로 내놓은 4인조 여성 그룹이라는 점 때문에 '제2의 핑클'이라는 이름을 안고 출발선에 섰다.

이처럼 핑클이라는 이름은 이들에게 양날의 칼인 셈. 다른 신인 그룹에 비해 나은 인지도를 잘 이용하면 여성 그룹 가운데 선두권으로 단숨에 도약할 수 있겠지만,실력과 활약이 '이름'에 걸맞지 못할 경우 그저 그런 아류로 무대 뒤로 사라져갈 수있다.

"아직 여러 면에서 부족함에도 불구하고 '제2의 핑클'이라는 타이틀을 갖게 돼 영광입니다.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어요. 한편으로는 그 이름에 걸맞은 활약을 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박규리)

이효리와 옥주현 등 현재 가요계에서 활약하고 있는 핑클 멤버로부터 직-간접적인 도움도 받았다. 특히 멤버 가운데 가장 먼저 DSP Ent에 적을 둬 핑클 멤버의 활동을 직접 접한 김성희는 데뷔 후 옥주현 등으로부터 축하를 받기도 했다.

"옥주현 선배를 방송국에서 만났는데 안아주면서 반가워해 주셨어요. 다이어트 요령도 알려주셨죠."(김성희)

"이효리 선배는 무대 퍼포먼스, 의상, 댄스 등에 대해서도 친절하게 조언해주셨습니다. 핑클을 좋아했던 팬들이 옛 시절을 회상하며 저희를 관심 있게 지켜보기 때문인지 20대 중-후반 이상의 남자 팬도 꽤 있어요."(박)

하지만 이들이 핑클의 후광에만 기댄 것은 아니다. 순수한 소녀 이미지를 강조했던 핑클과 달리 '보이시'하면서도 복고풍이 두드러진 콘셉트를 내세웠다. 검은색 정장을 차려입고 힘이 넘치는 무대를 소화하고 있다.

데뷔 음반인 '블루밍(Blooming)'에는 아이비의 '유혹의 소나타' 등을 작곡한 김태현의 작품으로 강한 비트가 인상적인 '시크리트 월드(Secret World)', 세련된 팝 스타일의 '맘에 들면' 등 총 10곡이 실렸다.

그룹의 리더는 박규리. 가장 늦게 카라에 합류했지만 나이가 가장 많다는 이유로 리더를 맡게 됐다.

그는 강호동이 연예 활동 초창기에 출연한 MBC TV '오늘은 좋은 날'의 코너 '소나기'에서 강호동 동생 포동이의 여자친구로 연기 활동을 한 바 있다. SBS TV 대하사극 '여인천하'에서 김정은이 맡았던 능금의 아역도 소화했다.

박규리와 동갑내기이지만 생일이 두 달 늦은 한승연은 미국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현재 대학 입시를 준비 중이다. 생명공학에 관심이 있다.

김성희는 SBS TV '세잎 클로버' O.S.T에 참여한 실력파로 중3 때부터 현재 소속사에서 데뷔를 준비했으며, 정니콜은 6살 때 미국으로 이민갔다가 돌아와 현재 한남동의 글로벌 크리스천 스쿨에 다니고 있다.

지난해 5월부터 팀을 이뤄 호흡을 맞춰온 이들은 "실력면에서 핑클과 비교될 정도로 잘하고 싶다"면서 "연습을 철저히 해 라이브 위주의 무대를 소화해 나갈 것"이라고 각오를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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