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짱] 한곡으로 세가지 버전… "팔색조의 매력 담았죠"
5년째 오직 기수의 길… "노래하는게 가장 행복"

봄날 오후 노곤함이 온몸으로 스며들 무렵, 가수 채연이 생기발랄한 모습으로 도착했다.

채연은 사진 촬영을 마치자마자 섹시한 검은 원피스를 벗어던지고 편안한 청바지와 티셔츠로 옷을 갈아입었다. 채연은 인터뷰 자리에 앉더니 기지개를 편 후 특유의 반달 눈웃음을 지으며 말문을 열었다.

“올해 서른 살이 됐어요. 처음에는 섹시미를 강조하는 댄스 여가수라 서른이라는 숫자가 무겁게 느껴지기도 했는데 지금은 무척 안정감있고 편안하게 느껴져요. 서른이 주는 섹시함은 이십대와 분명이 다르거든요. 내 안이 무척 든든해진 느낌이에요.”

‘무겁게 느껴진다’는 채연의 표현처럼 여자 나이 서른은 서러운 단어다. 서른 살의 삼순이는 ‘이번이 마지막 사랑일 것 같아 두렵다’며 몸부림치지 않았던가.

채연은 ‘서른’을 두려워하지 않았다. 오히려 새로운 매력을 선보일 수 있는 계기로 삼고 있었다. 더욱 농염해진 섹시미로 2년 만에 가요계에 복귀한 채연과 즐거운 수다가 시작됐다.


# 가수가 내 운명!

라는 채연의 히트곡처럼 채연은 ‘오직 가수’의 길을 가고 있다.

채연은 2003년 데뷔해 활동을 시작한 이후 연기 MC 뮤지컬 등 다른 방면으로 눈길을 준 적이 없다. 가수 외에 다양한 분야에서 제안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채연은 가수만을 고집해 오고 있다.

“제가 다른 가수들에 비해 데뷔 시기가 늦어요. 그래서 아직도 가수 활동이 가장 설레고 즐거워요. 물론 연기나 MC를 해 볼 기회도 있었죠. 또 언젠가는 할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해요. 하지만 지금은 ‘섹시 가수 채연’을 팬들이 원하고 나 역시 원하는 모습이에요. 가수 하나만 고집하겠다는 것이 아니라 지금 이순간 무대 외에 다른 생각이 들지 않아요. 노래하는 게 가장 행복한 일이죠.”

가수라는 한 분야만 5년째 고집하고 있는 채연에게는 고민이 있다. 바로 ‘식상하지 않는 가수’가 되는 것이다.

연기나 MC 등에 다방면에 도전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여러 매력이 표현된다. 하지만 채연은 노래와 무대만을 통해 새로운 매력을 선보여야 한다.

“앨범이 늘어날 때마다 부담감은 커져요. 새로운 모습, 예전에 비해 발전된 모습을 보여드려야 하자나요. 그래서 다른 여가수들의 무대를 보면서 공부를 하죠. 이효리의 저 무대는 뭐가 좋구나, 아이비 무대는 어떤 점이 뛰어나구나, 다른 섹시 가수 무대를 보면 경쟁심도 생겨요.”


# 앨범에 팔색조의 매력 담았죠

채연은 4집 앨범을 준비하며 다양한 시도를 했다. 채연은 타이틀곡 를 라틴 버전, 일렉트로닉 버전, 보사노바 버전 등 세 가지 장르로 녹음했다.

수록곡 은 오리지널 버전과 테크노 버전으로, 은 다른 악기를 사용해 리믹스 버전을 새로 만들어 앨범에 실었다.

“리믹스 버전을 한 앨범에 실은 이유는 저만의 다양한 매력을 선보이기 위해서죠. 때로는 라틴의 느낌으로, 때로는 일렉트로닉한 분위기로, 때로는 테크노 분위기로, 늘 변신하고 새로운 모습을 선보일 생각이에요. 라틴 버전의 가 클래식한 느낌이라면 일렉트로닉 버전은 미국 클럽스타일이에요. 분위기에 따라 의상과 안무도 달라질 거고요.”

앨범에 대해 설명하는 채연의 모습은 자신감으로 꽉 차 있었다.

채연은 타이틀곡 단 한 곡만으로 섹시함, 귀여움, 보이시함 등 다양한 매력을 모두 표현해내겠다며 즐거워했다. 자신감으로 한층 목소리가 들떴던 채연은 문득 말문을 멈췄다.

“걱정되고 불안한 마음도 커요. 사람들이 내 노래를 식상하다고 느끼면 어쩌지? 다른 섹시가수에 비해 무대가 좋지 않으면 어쩌지? 이런 걱정이 머리를 맴돌아요. 하지만 저는 저만의 섹시함과 매력이 있다고 생각해요. 부담스럽지 않은 편안함이랄까요? 어린 섹시 가수들에게 없는 원숙미도 있고요(웃음). 계속 발전하고 더욱 성장하는 가수되고 싶어요.”

채연은 다시 한 번 특유의 반달웃음을 짓더니 말을 마쳤다. ‘구르는 돌에는 이끼가 끼지 않는다’고 했던가. 끊임없이 노력하는 채연을 보고 있자면 그는 결코 식상해지지도 늙지도 않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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