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캐럴 'For the Christmas' 발표

"솔직히 우리 나라에서 노래하기 정말 힘들어요."

충격이다. 걸출한 여성 그룹으로 가요계를 이끌고 있는 빅마마(신연아·이지영·이영현·박민혜)가 참아왔던 속내를 드러냈다.

지난 10월 발표한 3집 '포 더 피플(For The People)'로 여전한 실력을 뽐냈고 최근 캐럴 '포 더 크리스마스(For the Christmas)'로 따뜻한 크리스마스 선물까지 건넨 빅마마의 고백치고는 놀랍다.

빅마마의 리더인 신연아가 "음반 시장이 어렵다고 해서 각오를 단단히 했고 2집보다 더 열심히 하고 있다"며 운을 뗐다.

이영현은 구체적으로 말을 이었다. "2집보다 반응이 주춤한 걸 피부로 느낀다. '(음반을)사는 사람은 사겠지' 생각하는데도 상황이 너무 좋지 않다. 터무니 없이 (CD 판매율이) 낮다."

사람들이 더 이상 CD를 구입하지 않는다는 얘기다. 온라인 음악사이트를 통한 음원 다운로드 수가 증가한다고 해도, 명확한 수치 집계가 힘든 상황에서 CD 판매량이 줄어 시장이 위축되는 가요계에서 빅마마 역시 고전하고 있다는 자기 고백이기도 하다.

"과도기라고 해도 CD를 파는 가수 입장에서는 안타깝다"

고집스럽게 CD 플레이어를 고집하던 이지영은 얼마 전 멤버들에게 'MP3를 사겠다'고 선언했다. 이지영은 "CD 플레이어를 사고 싶어도 파는 곳이 없어 어쩔 수 없이 결정했다"고 설명했지만, 그의 선언은 멤버들에게 적잖은 충격을 줬다고 한다.

"패러다임이 바뀌는 과도기라고 생각해도 막상 CD를 파는 가수 입장에서는 아쉬움이 크다. 음악을 다운로드하면 음질이 떨어지고 12~13곡씩 꽉 채운 앨범은 선보일 기회조차 없다(이지영)."

그래서 신연아는 "솔직히 우리 나라에서 노래하기 정말 힘들다"면서 "(해외 시장과)너무 비교되고 막막하니까 든 생각"이라고 말했다. 덧붙여 "국내 시장과 타협하느니 노래하지 말자는 결심이 들 때가 있다"고도 했다.

팀의 맏언니 신연아는 고민이 더 많다.

"이럴 바에는 싱글을 낼까도 싶지만 빅마마는 듣는 귀가, 부르는 목소리가 다르다는 평가를 받고 싶은 게 솔직한 심정이다. 이런 위기로 가요계 거품이 빠지겠지라는 생각에 기대감도 있다. 빅마마 앞에 놓인 과제는 '하던 대로 하자'와 '흐름을 따르자' 두 가다. 지금은 고민을 미뤄뒀다(신연아)."

3집, 전작에 비해 따뜻한 감성 듬뿍 담겨

2장의 새 음반을 잇따라 발표한 빅마마를 만난 자리는 이런 대화로 가볍지 않았다. 음악성으로 호평받아도 뮤지션이 느끼는 체감은 냉혹한 듯 했다. 빅마마가 이 정도인데 다른 가수들은 어떨까 싶을 정도로 이들이 전하는 이야기는 무거웠다.

물론 이런 시장 상황을 제외한다면 빅마마의 음악은 여전히 탄탄하다. 4명이 빚어내는 화음은 국내 어느 그룹보다 앞서 있다. 3집에서는 전작에 비해 따뜻한 감성까지 듬뿍 담겼다.

빅마마는 원인을 '신연아의 결혼'에 돌렸다.

"연아 언니가 결혼을 해서인지 가사가 정말 따듯해졌다. 처한 상황이 바뀌면 음악도 변화를 겪는 것 같다. 생각도 긍정적이고 노래에도 사랑의 힘이 실렸다(박민혜)."

비단 사랑 뿐만이 아니다. 햇수를 더할수록 멤버 사이에 쌓여가는 신뢰도 음악적 완성도에 기여했고 대중들이 빅마마에게 거는 기대도 한 몫을 했다. '그래도 빅마마인데'란 대중의 기대는 빅마마에겐 곧 기분 좋은 책임감이 된다.

"우리가 생각하는 것 보다 빅마마가 지켜가야할 게 더 많다. 3집을 내놓은 뒤 뭔가 책임져야 하는 분위기다. 지금처럼 뚝심있게 노래하고 노력한 음악을 선보이면 되지 않을까(신연아)."

해외 시장에 대한 꿈도 밝혔다.

"일본은 해볼만한 무대"라는 신연아는 "체계가 잘 잡혀있고 전문화돼 있어 뮤지션은 음악에만 집중하는 좋은 시스템"이라는 욕심을 드러냈다. 하지만 곧바로 "아무리 잘 돼도 내 나라에서 잘 되는 게 제일 좋은 것 아니겠냐"며 특유의 호탕한 웃음을 지었다.

빅마마는 무대에서 노래할 때 가장 큰 행복을 느낀다. 이들은 요즘 22일과 23일 서울 올림픽홀에서 열 콘서트 '포 더 피플'을 준비하며 곧 맛볼 행복을 기대하며 함박웃음을 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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