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싱글 '오디션' 발표하고 국내 활동 시작… "장동건오빠·주몽 덕분에 힘 나요!"

가수 윤하(18)에게는 '오리콘 혜성'이란 수식어가 붙는다. 국내보다 일본에서 먼저 데뷔해 성공 가도를 달리고 있기 때문에 얻은 별칭이다.

2년전 드라마 '동경만가' OST 참여를 시작으로 윤하는 지금까지 일본에서 8장의 음반을 내놓으며 인기 상승세를 잇고 있다. 지난해 6월 발표한 싱글 '호우키보시(혜성)'로는 오리콘 차트 12위에 올랐고 정규 1집 '고! 윤하'는 오리콘 10위에 오르며 '톱 10' 진입 기록을 세웠다.

윤하가 2년간의 일본 활동을 토대로 국내서 첫 번째 음반 '오디션(Time2Rock)'을 발표했다. 싱글로 출시된 음반에는 오디션에 여러 차례 응시에 모두 낙방했던 윤하의 자전적 이야기를 담은 '오디션'과 직접 작사, 작곡한 '기다리다' 2곡이 수록됐다.

"중학교 1학년때부터 전화로 노래부르는 오디션도 해봤고, 데모 테이프도 만들었어요. 혹시 연락오지 않을까 두근거렸는데 모두 탈락했어요(웃음). 21번쯤 본 것 같아요."

항상 고배를 마신 윤하가 지금까지도 기억에서 지우지 못한 오디션은 SBS에서 진행한 '세기의 대결'이란 프로그램. 가수 문희준과 강타가 지망생들의 경쟁을 심사한 뒤 각각 한 명을 선발하는 이 프로그램에 지원했던 윤하는 역시 탈락의 아픔을 겪었다. 하지만 탈락 보다 아쉬웠던 건 이후 벌어진 일이란다.

"녹화가 끝나고 방송국을 나오는데, 한 가수 매니저가 저를 불렀어요. '노래 잘하는데 얼굴 좀 보자'면서 앞 머리카락을 살짝 들어보더라구요. 얼굴을 보더니 '됐다, 가라'고 말했어요."

감수성이 예민한 중학생이 겪은 사건(?)으론 상처로 기억될 테지만, 윤하는 거리낌이 없다. 이제는 웃으며 이야기할 수 있는 추억이 됐기 때문이다.

"일본에서 록의 진수 맛보고 '피아노 록' 만들어"

고등학교를 3개월만 다닌 뒤 일본으로 간 윤하는 현지 연예기획사(레인보우 엔터테인먼트) 소속으로 매니저부터 주변인이 모두 일본인이다.

"일본은 매니저들도 공적인 일 이외의 것에 관심을 써 주지 않아요. 집에 보일러가 고장나서 난감한 적이 있었는데 일본인 매니저는 주말이라고 전화도 안 받더라구요."

양국에서 활동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국민성도 비교되는 모양이다. 이는 음악적 성숙의 계기도 됐다.

"처음 일본에 갔을 때 클럽에서 록 밴드 공연을 보고 충격에 빠졌어요. 록은 헤드뱅잉하고 소리치는 것으로 알았는데 록 발라드의 잔잔한 매력을 알았죠."

이를 계기로 윤하는 '피아노 록'이란 장르를 만들었다. 피아노를 치면서 경쾌한 록을 부르는 독특한 무대 연출에서는 귀여운 외모의 18세 소녀가 뿜어내는 놀라운 에너지를 만날 수 있다.

"대학은 정외과, 국문과 욕심"

또래는 수능시험을 마치고 대학입시를 준비하고 있지만 일찌감치 자기 길을 찾은 윤하는 대입검정고시도 통과했다. "대학은 꼭 한국에서 가고 싶은데 정치 외교학과나 국문과"를 욕심내고 있다.

고등학교 1학년 때 받은 IQ테스트에서 무려 153의 수치가 나온 사실을 알려지며 화제를 모았던 윤하는 "사실은 검사 결과표에 '재검사 요망'이라고 써 있었어요"라고 고백했다.

10대 소녀로 꺼릴 만한 이야기를 특유의 환한 미소로 망설임 없이 꺼내놓는 윤하는 앳된 겉모습과 달리 오디션 응시를 반대하는 부모님에게 맞서 중학생 때 3층 창문에서 배수관을 타고 탈출을 시도한 용감한 소녀이기도 하다. 하고 싶은 건 무조건 해야하는 승부욕도 있다.

"요즘은 악기를 모아야 한다는 생각 뿐이에요. 욕심 같아선 지금 당장 낙원상가에 가고 싶어요. 내년 초 발표할 정규 1집에 제가 만든 노래를 한 곡이라도 더 넣고 싶거든요."

"멋있는 싱어송라이터가 되는 게 꿈"이라고 당차게 말하는 윤하는 곡 작업도 게을리하지 않는 보기 드문 10대 가수다.

하지만 나이는 속일 수 없는 법. 가수 활동에 가장 힘이 되는 존재를 물으니 "장동건과 주몽(송일국)"이란다.

"장동건 오빠는 꼭 한 번 만나보고 싶어요. 미셀위 선수가 매스컴에서 장동건 오빠를 좋아한다고 말하니까, 정말 만나게 되던데. 저한테도 그런 기회가 주어질 수 있겠죠?(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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