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환과 인터뷰는 솔솔 부는 바람을 맞으며 오솔길을 걷듯 편안했다. 속도를 지켜야하는 도로를 차를 몰고 가는 듯한 답답함도 없다. 오히려 오랜만에 친구와 차 한 잔을 마시는 기분이 들 정도였다.

주제의 제한은 없되 도를 지나치지 않았다. 한계를 넘지는 않되 틀에 박히다는 인상은 찾아볼 수 없었다. 덕분에 오솔길을 거닐다 자주 샛길로 빠지기도 했다. 그 즐거운 샛길 두 가지를 소개한다.

# 샛길 하나=기 센 연예인, 비와 싸이.

이승환은 “‘기가 센 연예인’으로 비와 싸이를 들 수 있다”고 말했다. 이승환은 1991년부터 적자를 감수하며 꾸준히 공연을 연 덕분에 공연계에서 내로라하는 학원 드림팩토리까지 갖추고 있다.

이승환은 “공연이 자꾸 쇼나 서커스가 되고 있다. 음악이 실종된 느낌이라 안타깝다. 싸이 같은 친구는 음악에 대한 진지한 접근과 즐거움을 함께 줘 다행이다”며 칭찬했다. 이승환은 비에 대해서 “강한 기를 갖고 있다”고 인정했다.

이승환의 드림팩토리는 비의 공연에도 스태프로 나섰던 팀이다. 공연은 관객과 기를 주고 받는 일인데 싸이와 비는 기가 강해 앞으로 발전 가능성이 크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 샛길 둘=작두 탈까 두려워?

더 클래식, 지누, 이소은 등 가수와 김시후, 박신혜 등 탤런트와 유명 작곡가 황성제를 발굴한 예지력이 남달라 보였다. “자리 펴도 되겠다”고 농을 걸자 이승환은 갑작스럽게 말도 안되는 농담을 늘어놓는다.

이승환은 “내가 두려워하는 것이 세 가지가 있다. 하나는 귀신을 보는 것이다. 너무 무서워서 죽지 않을까 싶다”며 웃었다. 이승환은 “뒤늦게 남자를 좋아하게 되는 사람들이 있던데 행여 그렇게 되는 게 아닐까, 또 하나는 어느날 시름시름 앓다 ‘작두’를 탈까 두렵다”며 농담을 이어갔다.

노래 뿐 아니라 입심도 대단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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