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이슬'이 시위에 쓰일지 전혀 생각 못했다.'

가수 양희은이 데뷔곡 '아침이슬'이 사회 참여에 쓰일 줄 짐작조차 못했다고 털어놨다. 양희은은 8일 오후 서울 프라자호텔에서 가진 데뷔 35주년 기념 콘서트와 앨범 발매 기자회견에서 '아침이슬'에 얽힌 사연을 공개적으로 밝혔다.

양희은은 "'아침이슬'로 노래를 부른 게 내 인생을 바꿨다. 마지막 부분 '서러움 모두 버리고 나 이제 가노라'가 너무 좋았다. '아침이슬'의 앞부분은 그 구절을 부르기 위해 존재한다고 생각했을 정도다"고 말문을 열었다.

양희은은 "노래를 지은 김민기나 나나 '참여'를 독려할 생각은 없었다. 나중에 데모 주제가로 부를지 몰랐다. 1970년대 대학을 다니며 시위 현장에서 '아침이슬'이 불려지는 것을 보며 머리카락이 쭈뼛 섰다. 내가 부른 노래랑 달랐다. 노래의 무서운 사회성을 깨달았다"고 고백했다.

양희은은 의도와 달리 '아침이슬'이 운동권 가요가 되어버렸지만 원망은 없었다.

양희은은 "노래는 불러주는 이의 것이다. 시위에서 부르는 것은 자유다. 그 당시 대표적인 노래가 없었으니까 시위하는 분들이 '아침이슬'이 자신들을 대표할 노래라고 믿고 불렀던 것 같다"고 분석했다. 양희은은 "나 개인적으로는 음악은 '참여'보다는 '울림'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양희은의 기자회견에는 가수 남진 정훈희, 여성운동가 오숙희가 참여했다. 양희은은 이날 취재진의 요청에 따라 즉석에서 반주없이 신보에 실린 '당신만 있어준다면'을 불렀다.

양희은은 12월14,15일 오후 8시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데뷔 35주년 기념 콘서트를 연다.

저작권자 © 스포츠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