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집 내고 10주년 콘서트 어느덧 '중견가수'… 드라마·뮤지컬 연기 외도 "재미있잖아요"

빈티지 느낌의 면바지와 편안한 티셔츠 차림으로 홍경민이 나타났다. 한 시간 후면 무대에 올라야 한다는 데, 마치 동네 어귀로 마실나온 이웃집 총각마냥 소탈한 모습이다.

10월 중순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KBS 인근의 한 편의점 앞에서 그를 만났다. 지나가는 사람들마다 그를 알아보고 흘낏거린다. 세상의 시선이 부담스러울 법도 하건만 전혀 신경쓰지 않는 눈치다. 홍경민은 “오늘 방송에 나오는 가수는 대부분 후배들이다. ‘가요톱 10’ 시절을 함께 했던 가수는 나하고 노이즈 출신 한상일 밖에는 없었다”며 장난스러운 말투로 인사말을 건넸다.

‘십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는 말이 있다. 데뷔 10년차인 홍경민도 변했다. 벌써 7집까지 낸 선배 가수가 됐고, 드라마와 뮤지컬로 활동 영역을 넓혔다. 무엇보다 신인 때와 달라진 점은 방송 활동을 즐기고 있다는 것이다.

홍경민은 최근 7집 앨범 ‘에볼루션 오브 리듬’을 발표했다. 2년 만에 새 앨범을 발표했지만 긴장되지 않는다. 홍경민은 “무대 위에 올라가서 최선을 다하는 게 최선이다. 솔직히 앨범이 얼마나 판매되는 게 중요한 때는 지났다. 결과는 나중에 문제다. 지금은 음악을 즐기고, 노래를 즐겁게 부르면 된다”며 웃음을 지었다.

홍경민이 27일부터 서울 마포구 홍익대 인근 질러홀에서 준비하는 데뷔 10주년 기념 콘서트만 보더라도 그의 여유를 느낄 수 있다.

홍경민은 몇천 명을 수용할 수 있는 대형 콘서트 무대 대신 작은 소극장을 임대했다. 지난 2005과 올해 4월 두차례에 걸친 대규모 콘서트를 통해 화려한 연출과 볼거리를 선보였던 점을 감안한다면 다소 실망스러울 수도 있다.

홍경민은 팬들과 가까운 거리에서 홍경민의 음악을 보여주겠다는 의도로 소극장 콘서트를 추진했다. 홍경민은 “이번 콘서트는 좋은 노래를 많이 들려주고 홍경민의 본 모습을 보여주는 자리로 만들 생각이다. 시간이 지나고 나니 규모나 흥행보다 나를 좋아하는 팬들과 어떻게 함께 호흡하는지가 더 중요해졌다”고 얘기했다.

홍경민은 최근 드라마에 이어 뮤지컬까지 도전장을 던졌다. 스스로 연기 겸업을 선언한 다른 가수들과 다르다. 홍경민은 ‘호기심’에 드라마에 출연했고 ‘재미있을 것 같아서’ 뮤지컬에 도전한다. 홍경민은 “내 정체성은 10년 후에도 가수다. 드라마 출연을 한다고 해서 ‘연기자 홍경민’이 되고 싶지 않다. 연기를 통해 배우는 게 많아서 도전했다”고 말했다.

‘노력하는 자는 즐기는 자를 따라 올 수 없다’고 했다. 홍경민은 연륜이 쌓이면서 바투 살지 않는다. 음악과 연기를 즐길 줄 아는 그의 모습은 보는 이들에게도 편암함과 즐거움을 주고 있다. ‘한국의 리키 마틴’이란 데뷔 당시 수식어는 더 이상 그에게 어울리지 않는다. “자연스럽고 담백한 모습을 보여주겠다”는 홍경민의 활동에 팬들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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