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릭터 이미지 벗고 평범한 모습으로 컴백

새 노래를 발표할 때마다 톡톡 튀는 의상과 춤으로 시선을 끈 가수 이정현이 2년3개월 만에 6집 '판타스틱 걸(Fantastic Girl)'을 발표했다.

웬일인지 이번에는 무대 아닌 곳에서도 입을 수 있는 비교적 평범한 의상과 튀지 않는 안무로 돌아왔다.

"사회 분위기가 너무 힘들잖아요. 사람들에게 즐거움을 줘야 하는데 저까지 무겁고 심각해서야 되겠어요? 그 동안 카리스마를 강조한 '캐릭터 이미지'였는데 사람같은 모습도 한번은 보여드려야죠."

노래도 전보다 듣기 편하다. 템포가 느려졌고 날카롭게 지르는 창법도 찾아보기 힘들다. 이정현 최초로 시도한 발라드도 들어 있다.

제목과 가사가 재미있는 타이틀곡 '철수야 사랑해'에는 철수, 민수, 창수, 성수, 광수 등 7명의 남자가 등장한다. 이 노래의 뮤직비디오에서 이정현은 치어리더, 교사, 웨이트리스 등 이 7명이 좋아하는 캐릭터로 변신한다고.

패션 잡지처럼 만들어진 화보에 CD를 담은 것도 눈길을 끈다. 가볍게 손에 들고 다니다가 책꽂이에 콕 꽂으면 될 것 같은 화보는 이정현의 아이디어. 마치 패션모델처럼 차려입은 이정현의 큼지막한 사진이 실려 있다.

2년 넘게 국내 활동이 뜸하다 발표한 앨범이지만 이정현은 그동안 눈코 뜰 새 없이 바빴다. 중국과 일본에서의 활동으로 그 사이 새로 받은 여권이 4권, 비행 마일리지는 50만이 넘는다.

앨범 한장 내지 않은 중국에서 '바꿔' '미쳐' '줄래' '아리아리' '반' '와' 등이 히트해 중국 전역을 돌며 공연했고 일본에서는 싱글 3장을 냈다.

"중국에는 이정현이라는 가수보다는 노래가 먼저 알려졌어요. '짝퉁 CD'가 하도 많이 돌아서 곧 정식으로 음반을 낼 계획이에요."

19일에는 중국에서 가장 사랑받는 연예인 10명 중 한 명으로 초청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공연한다.

일본에서는 가수 외에도 다케노우치 유타카, 최지우, 신현준 등과 함께 TBS의 드라마 '론도'에 출연, 배우로도 활동했다. 지난 월드컵 때 눈에 띄게 살이 오른 이정현의 모습이 TV로 방영돼 화제가 됐는데 이 드라마의 감독이 이미지가 너무 날카롭다며 살을 찌우라고 주문했기 때문.

"일본과 한국의 정상급 배우들과 같이 연기할 수 있어서 좋았어요. 일본 인기 배우 다케노우치 유타카는 제 덕에 한국말 많이 배웠죠.(웃음)"

국내 드라마에도 출연 예정인 이정현은 배우로 가수로 일정이 바쁘지만 요즘 학업에도 열심이다. 연예 활동으로 4년이나 휴학 중인 대학을 이번에는 꼭 마칠 각오.

"국내에서 2년 동안 활동하지 않았기 때문에 그 사이 사람들이 저를 잊었으면 어떡하나 걱정했어요. 근데 팬들이 의외로 성원해줘 놀랐어요. 그 탄력으로 쭉쭉 뻗어나갈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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