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로열필하모닉 오케스트라와 협연하는 록그룹 넥스트의 신해철이 처음 시도하는 크로스오버 공연에 대한 기대감과 부담감을 내비쳤다.

신해철은 9일 서울 임페리얼 팰리스 호텔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데뷔 18년 만에 최대의 난적을 만나 몹시 긴장하고 있다"며 "부담감이 큰 만큼 밤을 새우며 연습중"이라고 말했다.

신해철은 "이번 공연은 한국의 음악에 대한 마인드와 기술력의 집결판"이라며 "넥스트와 로열필의 협연이 앞으로 있을 비슷한 공연을 위해 데이터로 축적되기를 바란다"는 기대감도 전했다.

로열필하모닉 오케스트라는 24일 서울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내한 콘서트를 펼친 뒤 25일부터 28일까지 서울, 대구, 부산을 돌며 넥스트, 이수영, SG워너비, 빅마마, 바이브 등 국내 대중 가수와 협연한다. 넥스트와의 협연은 25∼27일 3일간 이뤄질 예정이다.

다음은 신해철과의 일문일답.

--세계적 오케스트라와 협연하는 소감은.

▲메탈리카가 최근 샌프란시스코 심포니 오케스트라와 뛰어난 협연을 해 심적 부담감에 시달리며 밤잠을 못 이루고 있다. 이번에 로열필과 함께 협연하는 SG워너비, 이수영, 바이브, 빅마마와 달리 넥스트는 노래만이 아니라 오케스트라와 함께 연주를 하기 때문에 맹연습하고 있다. 데뷔 18년 만에 최대 난적을 만나 몹시 긴장하고 있지만 스릴감이 있어 좋기도 하다.

--오케스트라와 함께 연주를 해야 하므로 편곡 작업이 필요할 것 같다.

▲(넥스트는) 기타 2대가 있는 6인조로 '풀 사운드'를 내는 데도 오케스트라와 호흡을 맞춰야 해 편곡이 쉽지 않다. 오선지가 런던과 서울 사이를 오가고 있으며이달 중순에는 넥스트가 런던으로 가 로열필과 리허설을 한다. 편곡 수정도 몇 차례 더 있을 것이다.

--편곡은 누가 하나.

▲로열필에도 편곡 담당자가 있지만 넥스트가 주도하고 있다. 로열필이 가요 반주하는 것 같은 느낌이 들지 않도록 하려고 한다. 록음악을 좋아하는 팬뿐 아니라 클래식 팬도 타깃으로 하고 있다.

--공연을 준비하며 가장 어려운 점은.

▲전례가 없다는 것이다. 딥 퍼플, 스코피언스, 메탈리카 등 해외 밴드가 오케스트라와 협연한 적이 있긴 하지만 공연마다 상황이 다르다. 기타 2대가 있는 '풀밴드'가 오케스트라와 어떤 장소에서 어떻게 협연했고 마이크는 어떻게 사용했는지 전례가 없어 애먹고 있다. (록밴드와 오케스트라 중) 어느 쪽이 (소리를)양보해야 하는지 등 곡 해석부터 음향, 기술까지 아우르는 대작업이다.

--이번 협연의 의미는.

▲이번 콘서트는 단순히 공연이 아니라 한국의 음악에 대한 마인드와 기술력의 집결이다. 그런 면에서 책임감을 느끼고 있으며 스트레스도 심하다. 앞으로도 대중음악과 오케스트라와의 협연은 또 있을 것이고 넥스트의 협연이 이를 위한 데이터가 되길 바란다.

--공연에 앞서 관객에게 하고 싶은 말은.

▲언뜻 들어도 이수영, 빅마마가 오케스트라와 협연한다고 하면 안정되고 훌륭한 음악이 상상되는데 넥스트의 오케스트라 협연은 찌개가 부글부글 끓듯 복잡하다. 다른 가수들의 협연은 '윷 아니면 모'인데 넥스트 협연은 '도 아니면 모'라는 생각으로 모험을 걸고 있다. 도가 될지 모가 될지는 관객이 판단해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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