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티드車 사고 직전 내려…"못믿겠다" 눈시울

신인가수 한나 '남다른 슬픔'
원티드車 사고 직전 내려…"못믿겠다" 눈시울

“민폐 끼치기 싫어서 차를 옮겨 탔는데….”

신인가수 한나가 그룹 원티드의 교통사고 당일 사고 차량을 함께 타고 이동하다 차를 옮겨 타 사고를 모면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한나는 12일 스포츠한국과 가진 인터뷰에서 “원티드 멤버들이 차를 계속 같이 타고 가자고 했는데 사고 전에 나는 소속사 차량으로 바꿔 탔다”면서 친구였던 고 서재호의 모습을 떠올리며 울먹였다.

서재호에 대한 추모의 뜻으로 검은 정장을 입고 스포츠한국 편집국을 방문한 한나는 사고로 세상을 떠난 서재호와 동갑내기 친구. 81년생 가수들 모임인 ‘크레센도’ 회원으로 유달리 친분이 깊었다. 게다가 사고 직전까지도 함께 차량를 타고 이동했던 터여서 충격은 매우 커 보였다.

한나는 지난 10일 부산 해운대에서 음악전문 케이블채널 m.net ‘쇼킹 M’ 녹화를 마친 뒤 원티드 멤버들과 함께 저녁을 먹고 원티드의 차량에 올랐다. 서재석과의 인연으로 원티드 멤버들과 평소 친분이 깊었던 한나는 부산 태생인 멤버 김재석의 고향집에서 그의 부모님이 챙겨주신 따뜻한 밥을 멤버들과 함께 나눠먹었다.

11일 음악전문 케이블채널 KMTV ‘쇼 뮤직탱크’ 출연이 예정돼 있던 원티드와 한나는 저녁을 먹은 뒤 10일 밤 원티드의 차량에 함께 타고 목적지인 강원도 강릉시 경포대로 향했다.

그러나 한나는 11일 오전 1시께 양산휴게소에서 자신의 매니저를 만나 차량을 옮겨탔다. 원티드 멤버들은 “기왕 함께 차를 타고 온 김에 목적지까지 같이 가자”고 권했지만 한나는 “서로 편하게 갈 수 있도록 내 차를 타고 가겠다”고 말했다.

원티드의 차량은 양산휴게소에서부터 한나의 차량의 뒤를 이어 강릉으로 향했다. 한나의 매니저는 이날 오전 3시께 뒤따라오는 원티드의 차량을 확인하다 “다음 휴게소에서 쉬었다 가자”고 원티드의 매니저에게 전화를 걸었지만 이 때부터 원티드 매니저와 멤버들의 전화는 이어지지 않았다.

한나는 친구의 비보를 접한 채 아픔을 견뎌내며 11일 강릉에서 ‘쇼 뮤직탱크’ 공연을 마치고 12일 오전 1시에 서울에 도착한 즉시 서재호의 빈소를 찾아 통곡했다. 한나는 “도저히 믿을 수 없다. 거짓말 같다”며 “내가 ‘민폐 끼치기 싫어서…’라고 한 말이 자꾸 가슴에 남는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이재원 기자 jjstar@sportshankook.co.kr

사진=박철중 기자



입력시간 : 2004-08-13 0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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