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 속의 '강한 여자'
떠난 사랑 그립긴해도 애원 하지는 않을거야…

“차라리 너에게 차갑게 대하는 날 미워해/바보처럼 애원하는 내 모습은 없을 테니.”

최근 솔로데뷔 앨범을 발표한 여가수 BMK(사진)의 타이틀곡 ‘떠나버려’의 노랫말 일부이다. 이 노래는 헤어진 연인에 대한 심정을 담고 있다.

그런데 그 정서가 예전과 사뭇 다르다. 사랑을 그리워하지만 그것에 연연하거나 그 슬픔의 늪에서 질퍽거리지 않는다. 한마디로 헤어질 때 ‘쿨(cool)’한 모습을 보이려고 한다.

시원스러운 가창력을 가진 김현정은 6집 앨범에 담긴 ‘못’에서 자신을 속인 남자에게 속내를 거침없이 드러냈다.

“너에게 갚아줄게/내가 받은 고통을 두 배로/쓰디쓴 눈물들을 너 삼켜봐야 해/상처난 가슴으로 살아야 해.” 이 노랫말 속에는 이별의 아픔도 숙명으로 알고 속으로 삭이던 비련의 여인상은 찾아볼 수 없다.

그런가 하면 신인 여가수 렉시의 타이틀곡 ‘애송이’는 속좁고 한심한 남자의 속물근성을 통렬히 풍자했다. 그녀는 이 노래에서 여자와 사귀면서 사랑 자체만을 믿지 못하고 이것저것 조건을 따지고 앞뒤를 재는 요즘 남자들의 세태를 조롱했다.

올해 연예계 최고의 여성 아이콘으로 불리는 이효리도 자신의 솔로데뷔 앨범 타이틀곡 ‘10 minutes’에서 당당하게 어느 남자든 10분이면 유혹할 수 있다고 노래했다. 이 노래에서 여자는 더 이상 남자의 정복 대상이 아니다. 반대로 이제 남자가 여자들의 사냥목표가 됐다.

/스포츠투데이 김재범 oldfield@sports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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