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실 페퍼저축은행 감독(왼쪽)과 강성형 현대건설 감독. ⓒKOVO
[스포츠한국 허행운 기자] ‘15승 1패’ 압도적인 선두 팀과 ‘1승 15패’ 최하위 팀의 맞대결이다.

현대건설과 페퍼저축은행은 22일 오후 7시 수원실내체육관에서 2021~2022 V-리그 여자부 3라운드 경기를 펼친다.

두 팀은 순위표 양 끝에 자리해있다. 현대건설은 개막 후 파죽의 12연승은 끊어졌지만 한 번의 패배 이후 다시 3연승을 달리며 15승 1패, 승점 45점으로 리그 1위를 질주 중이다. 반면 신생팀 페퍼저축은행은 개막 5연패 후 IBK기업은행을 상대로 역사적인 창단 첫 승을 기록했지만, 현재 2라운드 전패 포함 10연패에 빠져있다. 1승 15패, 승점은 5점에 불과하다.

양 팀의 전력을 고려해볼 때, 현대건설의 우세가 점쳐진다. 지난 1,2라운드 맞대결에서도 현대건설이 모두 승리했다. 다만 1라운드는 5세트까지 가는 풀세트 접전이었다는 점이 특이사항이다. 현대건설이 완벽히 기세를 탄 2라운드는 3-0 셧아웃 승리를 만들었다.

지난 시즌 최하위에서 순식간에 강력한 우승후보로 떠오른 현대건설의 라인업은 탄탄하다. 주전 선수가 고루 활약하면서 이상적인 모습으로 연일 승리를 따내고 있다. 2위 한국도로공사가 최근 8연승으로 매섭게 추격하고 있지만 아직 승점차는 11점으로 여유가 있다.

특히 양효진-이다현이 중심을 잡는 센터라인의 활약이 최근 두드러진다. 양효진은 세트당 블로킹 0.746개로 리그 전체 1위, 이다현은 0.712개로 4위를 달리는 리그 수준급의 미들블로커다. 최근 3연승 기간에 총 19개의 블로킹을 합작하며 현대건설의 높이를 과시하고 있다.

양효진은 득점 부문에서도 맹활약 중이다. 최근 3연전 중 팀 내 최다득점자에 2번이나 올랐고, 세 번 모두 공격 성공률 60%를 넘기는 고효율을 자랑하고 있다. 15년간 현대건설을 지킨 대들보다운 경기력을 과시 중이다. 페퍼저축은행이 물오른 양효진을 필두로 한 현대건설의 센터라인을 감당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현대건설 배구단. ⓒKOVO
페퍼저축은행은 현실적으로 승리를 목표로 하기 힘들다. 결과가 안좋더라도 좋은 과정을 보여주는 것이 1차 목표가 돼야한다. 페퍼저축은행은 지난 1일 흥국생명을 상대로 3세트를 따내고 난 후 아직 세트 승리조차 없다. 4경기 연속 셧아웃 패배로 무기력하게 고개를 숙였다. 갈증이 나는 세트 승리부터 차근차근 나아갈 필요가 있다.

소중한 승점 1점을 챙긴 지난 1라운드를 떠올려야한다. 당시 1세트는 내줬지만 엘리자벳 이네 바르가(등록명 엘리자벳)의 득점력과 블로킹이 빛을 발하며 세트스코어 2-1로 앞서가기까지 했다. 뒷심 부족으로 4,5세트를 내리 내주며 아쉬움을 삼켰지만 저력이 있는 모습이었다. 당시 엘리자벳의 공격점유율은 50%, 시즌 전체 점유율은 39.82%로 매우 높은 편이다. 엘리자벳의 컨디션에 페퍼저축은행의 공격이 달려있다고 봐도 무방하다.

하지만 엘리자벳의 최근 몸상태가 100%는 아니다. 엘리자벳은 지난 12일 KGC인삼공사전에 무릎 통증으로 결장했다. 김형실 감독은 “다친 것이 아닌 피로누적”이라고 설명했다. 이어진 16일 한국도로공사전은 정상적으로 출전했지만 분명 쌓여있는 피로감은 엘리자벳의 불안요소다.

페퍼저축은행 엘리자벳(왼쪽)과 박은서. ⓒKOVO
결국 엘리자벳에게 쏠리는 공격 부담을 덜어줄 동료들의 활약이 절실하다. 레프트 이한비가 팀에서 두 번째로 많은 득점인 115점을 올리긴 했지만 공격 성공률이 28.02%로 낮다. 리그 공격 득점 상위 20명 중 성공률이 30%를 넘기지 못한 선수는 이한비가 유일하다.

그나마 페퍼저축은행이 기대를 걸어볼만한 선수는 신인 박은서다. 올해 드래프트 1라운드 2순위로 뽑힌 박은서는 지난 1일 흥국생명전에서 데뷔 첫 두 자릿수 득점(11점)에 성공했고, 12일 인삼공사전에는 엘리자벳을 대신해 라이트로 출전해 17득점, 공격성공률 57.89%를 기록하며 눈도장을 확실히 찍었다. 빠른 스윙과 파워를 자랑하는 선수인만큼 과감한 공격으로 팀 분위기를 끌어올려줄 수 있는 자원이다.

페퍼저축은행은 이날 현대건설전을 넘기고 나면 흥국생명과 2연전을 치른다. 흥국생명이 지난 21일 KGC인삼공사를 꺾으며 시즌 첫 연승을 달리기는 했지만, 페퍼저축은행 입장에서 충분히 승리를 기대해볼 수 있는 매치업이다. 강팀 현대건설을 상대로 나아진 경기력을 보여줌으로써 길고 긴 연패터널을 탈출할 가능성을 보여야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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