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리 산타나. ⓒKOVO
[화성=스포츠한국 이정철 기자] IBK기업은행의 새 외국인 선수 달리 산타나(26)가 실망스러운 데뷔전을 치렀다.

IBK기업은행은 18일 경기도 화성실내체육관에서 펼쳐진 도드람 2021-2022 V-리그 흥국생명과의 경기에서 세트스코어 0-3(23-25, 22-25, 27-29)으로 졌다.

이로써 3연패 수렁에 빠진 IBK기업은행은 승점 8점(3승 13패)으로 6위에 머물렀다.

IBK기업은행은 올 시즌 세터 조송화의 팀 이탈 후, 서남원 전 감독과 김사니 코치, 조송화의 불화가 수면 위로 드러났다. 이 과정에서 항명 논란에 휩싸인 김사니 코치가 감독대행에 올라서는 상식밖에 일이 일어났다. 배구팬들의 실망감도 이루 말할 수 없었다.

김사니 감독대행은 얼마 지나지 않아 비난 여론을 견디지 못하고 물러났다. IBK기업은행은 이 사건을 수습할 소방수로 김호철 감독을 낙점했다. 김호철 감독은 이날 데뷔전을 펼쳤다.

김호철 감독과 함께 이날 첫 선을 보인 선수가 있다. 외국인 선수 산타나였다. 기존 외국인 선수 레베카 라셈이 14경기 199득점(공격성공률 34.82%)로 아쉬운 성적을 거둔 가운데, IBK기업은행은 해결사로 푸에르트리코 국가대표 출신 산타나를 영입했다.

그러나 김호철 감독은 경기 전부터 산타나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김 감독은 "산타나가 올해 소속팀이 없었다. 혼자서 개인 연습을 진행했다고 하는데, 그 말을 그대로 믿은 것이 잘못 아닌가 싶다. 몸이 전혀 안 만들어져 있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김호철 감독의 우려대로 산타나의 경기력은 처참했다. 산타나는 이날 총 7득점, 공격 성공률 33.3%에 그쳤다. 낮은 타점과 불안한 리시브, 아직 올라오지 않은 체력까지 문제점만 잔뜩 드러냈다.

달리 산타나. ⓒKOVO
김 감독은 경기 후 "산타나는 아직 한 세트를 전부 뛸 수 있는 체력이 안된다"며 "잘못하면 다칠 우려도 있어서 교체를 했다"고 산타나의 현재 몸상태를 전했다. 한마디로 산타나가 경기에 나서기도 힘든 몸상태였던 것이다.

이는 IBK기업은행이 또다시 구단 운영에서 허점을 나타낸 것으로 볼 수 있다. 조송화-김사니 사태 이후 여론에 집중포화를 맞고 있는 IBK기업은행은 팀 분위기를 추스르는 것이 급선무다. 이를 위해서 가장 빠른 처방은 팀 분위기를 끌어올릴 수 있는 승리였다.

IBK기업은행 또한 승리가 간절했기에 라셈을 교체했다. 그러나 산타나의 최근 몸상태를 체크하는 것에 실패했다. 신임 김호철 감독의 입에서 '산타나의 말을 그대로 믿은 것이 잘못'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였다. '해결사'를 구하긴커녕 순식간에 산타나의 몸상태를 끌어올려 줄 '조력자'로 전락했다.

또한 산타나가 몸상태를 회복한다고 해도, V-리그에 적합한 외국인 선수인지에 대해서는 의문이다. 작은 신장(185cm)으로 타점과 블로킹 높이가 낮기 때문이다. 191cm였던 라셈보다 높이 면에서 확연히 밀린다. 외국인 선수에게 국내 선수보다 더 높은 타점을 원하는 V-리그에서 산타나의 신장은 약점으로 다가올 수밖에 없다.

이날 적장이었던 흥국생명의 박미희 감독 또한 경기 후 "190cm대의 아포짓(라이트 공격수)이 (IBK기업은행에) 없다보니 경기가 한결 수월했다"면서 "코스에 대해선 어느정도 대응할 수 있는데, 높이는 한계가 있다. 아무래도 외국인 선수를 선택할 때 용병의 높이를 본다"고 외국인 선수 신장의 중요성을 지적했다.

분위기 반전의 카드로 산타나를 선택한 IBK기업은행. 승리를 가져다 줄 해결사인줄 알았지만 몸상태부터 최악인 외국인 선수였다. 또다시 헛발질을 날린 IBK기업은행에게 팬들은 지쳐만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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