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의 양효진(왼쪽)과 흥국생명의 정윤주. ⓒKOVO
[스포츠한국 허행운 기자] 선두자리를 굳히려는 현대건설과 자존심 회복이 간절한 흥국생명이 만난다.

흥국생명과 현대건설은 14일 오후 7시 인천삼산월드체육관에서 2021~2022 도드람 V-리그 여자부 3라운드 맞대결을 펼친다.

두 팀의 승점 격차는 크다. 1위 현대건설은 개막 후 12연승 포함 13승 1패로 승점 39점을 쌓았다. 반면 흥국생명은 3승 11패, 승점 9점에 그치고 있다. 두 팀의 차이는 무려 30점. 현실적으로 흥국생명이 현대건설을 꺾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지난 두 번의 맞대결도 모두 현대건설의 차지였다. 두 번 모두 세트스코어 3-1로 흥국생명을 눌렀다. 주포 야스민 베다르트(등록명 야스민)가 팀 내 최다득점으로 흥국생명을 폭격했고, 양효진도 두 자릿수 득점으로 승리에 일조했다.

현대건설의 이다현. ⓒKOVO
현대건설은 지난 7일 한국도로공사에 패하며 파죽지세의 연승은 끝났지만 연패의 늪에 빠지지 않았다. 지난 11일 호적수로 불리는 GS칼텍스를 상대로 한 수 위의 실력을 보여주며 세트스코어 3-1로 제압했다. 만약 경기를 내줬다면 2위 GS칼텍스와의 격차가 크게 줄 수도 있었지만 현대건설은 저력을 보여주며 선두경쟁에서 다시 치고 나갔다.

양효진과 이다현으로 이어지는 센터라인의 몸놀림이 가벼웠다. 양효진은 23득점으로 팀 내 최다 점수를 올리며 쾌조의 컨디션을 선보였다. 아울러 두 센터는 9개의 블로킹을 합작하며 현대건설의 높이를 뽐냈다.

다만 야스민이 발목에 통증을 호소했던 장면이 현대건설의 걱정거리가 될 수 있다. 수비 과정에서 왼쪽 발목을 접질리며 야스민은 잠시 코트를 떠났다. 이후 다시 투입된 야스민은 과감한 공격을 시도할 때 주춤하는 모습이 나왔다. 하지만 문제 없이 남은 경기를 소화하며 현대건설은 가슴을 쓸어내렸다.

최근 현대건설은 야스민에게 치우친 공격이 아닌 정지윤, 황민경 등 윙스파이커들도 적극적으로 공격에 나서며 득점 루트를 다양하게 가져가고 있다. 세터 김다인도 안정적인 운영으로 자신들의 장점을 잘 살려내고 있다. 현대건설이 올시즌 강력한 우승후보로 꼽히는 이유다.

ⓒKOVO
흥국생명은 다시 연패가 이어지고 있다. 2라운드서 신생팀 페퍼저축은행을 만나 6연패를 끊었지만 이후 또다시 상위권 팀들을 상대로 고전하며 두 경기를 연달아 내줬다.

캐서린 벨(등록명 캣벨)이 득점 부문에서 2위(362점)를 달리며 버텨주고 있다. 하지만 공격 성공률은 36.53%로 7위에 해당한다. 성공률이 낮지만 득점이 높다는 것은 그만큼 캣벨 한 명에게 의존한다는 뜻이다. 캣벨의 공격 점유율은 46.97%에 달한다. 상대가 캣벨의 공격에 대처하기 시작하면 흥국생명의 공격이 답답해질 수밖에 없다. 심지어 이번 상대는 리그 수준급의 높이를 자랑하는 현대건설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선 모든 공격의 시작이 되는 리시브를 언급할 수밖에 없다. 흥국생명은 팀 리시브효율은 23.97%로 리그 최하위다. 이를 극복하지 않으면 원활한 공격은 이뤄지기 힘들다. 리시브가 잘 버텨준 후 안정적인 토스 상황을 만들어 속공, 시간차 등 약속된 플레이를 시도할 기회를 늘리는 것이 핵심이 될 것으로 보인다.

흥국생명 입장에서도 기대해 볼 부분이 없진 않다. 신인 정윤주가 올 시즌 첫 두 자릿수 득점을 기록하며 두각을 드러낸 경기가 현대건설과의 2라운드 경기였다. 같은 상대를 맞아 좋은 기억을 살려 다시 한 번 신인의 패기를 보여준다면 의외로 흥국생명이 홈에서 경기 분위기를 주도할 수 있다.

다만 앞서 언급한 리시브가 정윤주의 약점이기도 하다. 흥국생명을 상대하는 팀은 정윤주를 비롯해 김미연 등 리시브가 흔들리는 레프트를 집중적으로 공략하며 흐름을 가져가는 전술을 펼쳤다. 이번에도 현대건설은 그 틈을 파고들 확률이 높다. 흥국생명은 연패탈출의 강력한 의지로 약점을 극복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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